강원도 강릉을 일컫는 순 우리말인 ‘하슬라’를 내세운 국제예술제가 강릉에서 열린다.
강릉아트센터는 제1회 하슬라국제예술제 ‘The Beginning’이 오는 13일 오후 5시 첫 공연을 시작으로 축제의 문을 연다고 8일 밝혔다.
하슬라국제예술제와 강릉아트센터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축제는 클래식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을 통해 강릉을 문화예술의 도시로 한층 강화하고자 하는 포부를 담고 있다.
‘하슬라’는 강릉의 옛 지명을 일컫는 순우리말이다. ‘큰 바다’, ‘해와 밝음’, ‘아름다운 자연의 기운’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달 13일부터 20일까지 8일간 대규모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강릉아트센터뿐만 아니라 강릉의 숨결이 깃든 공간에서 관객들을 만남으로써 강릉 지역 고유의 헤리티지를 한껏 살릴 예정이다.
먼저 강릉아트센터에서는 13일 개막 공연을 시작으로 고음악, 실내악, 오케스트라, 가곡, 발레 등 축제 기간 동안 8차례 다채로운 공연이 열린다.
특히 ‘연결’이라는 예술제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공연으로는 토이 피아노, 오르간 등 이색적인 악기들의 조합이 돋보이는 17일 ‘뜻밖의 조합’, 그리고 음악과 무용의 융합이 눈길을 끄는 18일 ‘고귀한 두 여신이여’가 있다.
15일, 17일, 18일에는 각각 ‘초당 성요셉 성당’, ‘갈바리의원’, ‘카페 마눌’에서 무료 공연을 개최함으로써 강릉 시민과의 연결고리를 탄탄히 마련하여 강릉 기반의 예술제에 힘을 더한다.
2002년 완공된 ‘초당 성요셉 성당’은 건축가 김영섭이 설계한 성당으로 강릉 초당마을의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의 기적’을 현대 건물로 형상화한 공간으로, 원형인 성전 본당과 앞마당, 그리고 부속 건물들이 각각 ‘빵 다섯 조각’과 ‘물고기 두 마리’를 나타낸다.
춘천교구와 강릉의 상징적 건축물로 잘 알려진 이 공간에 걸맞은 헨델과 바흐의 작품이 연주될 예정이다.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과 함께 소프라노 한경성, 테너 김효종, 베이스바리톤 우경식이 협연자로 오른다.
17일에는 1965년 개원한 아시아 최초 호스피스 병원 ‘갈바리의원’에서 아웃리치(Outreach) 공연이 열린다. 피아니스트 조재혁, 바이올리니스트 후미아키 미우라, 첼리스트 송영훈이 쇼팽, 마스네, 라흐마니노프, 멘델스존의 아름다운 선율로 환자들과 그 가족들을 음악으로 치유한다.
갈바리의원은 호주에서 파견된 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수녀들이 강릉에 세운 병원이다. 호스피스라는 용어조차 없던 시절, 생애 마지막을 앞둔 환자들의 동반자가 되어준 곳으로 60년 가까운 헌신의 세월이 서려 있다.
18일에는 강릉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유럽풍 카페 ‘마눌’에서 산뜻하고 밝은 모차르트 실내악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커피도시’로 손꼽히는 강릉은 트렌디한 맛집과 카페로도 유명하다. 동화 같은 카페 공간에서 흐를 클래식 음악은, 싱그럽고 친근한 분위기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에스메 콰르텟의 네 멤버와 비올리스트 이수민, 플루티스트 김예성, 호르니스트 미샤 에마노브스키가 함께할 예정이다.
예술감독 조재혁은 “강릉아트센터에서의 메인콘서트들 만큼 커뮤니티와 좀 더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는 아웃리치 공연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며 “이는 하슬라국제예술제가 강릉의 것이며 나아가 예술이 모두를 위해 존재하는 것임을 관객과 연주자 모두 한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술제는 20일 폐막 공연 ‘비바 하슬라(VIVA HASLA!)’로 막을 내린다. 지휘자 정민이 이끄는 강릉시향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무대에 올라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로 화려한 대미를 장식한다.
심규만 강릉아트센터 관장은 “강릉의 옛 이름을 중심에 내세운 예술제를 개최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강릉 시민에게 사랑받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국제’예술제로서 나아가는 것, 이 두 가지 모두 중요한 목표로 삼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제1회 하슬라국제예술제 티켓은 강릉아트센터 홈페이지와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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