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대, 시험 40분 지나 사진 전달
진상 조사 후 납득할 조치 취해야
대학 입시 불공정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 고사장에서 수학 시험지가 1시간 일찍 배부돼 문제 일부가 인터넷에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표기 오류로 시험 시간이 20분 연장되기도 했다. 연대 개교 이래 초유의 사태라 충격적이다. 이 전형은 수능 최저 학력 기준 없이 100% 논술 고사 성적으로 선발하는, 사실상 본고사나 다름없는 시험이었다. 학교 측은 진상을 철저하게 조사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연대 등에 따르면, 12일 오후 2시부터 치러져야 했던 논술시험 한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낮 12시55분쯤 시험지를 배부했다. 감독관이 시작 시각을 오후 1시로 착각해 예정보다 1시간가량 일찍 시험지가 수험생들에게 노출된 것이다. 감독관은 실수를 뒤늦게 깨닫고 15분쯤 뒤 시험지를 회수했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낮 12시52분쯤 한 커뮤니티에는 단답형 1번에 나온 도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글이 게시됐다. 같은 문제지 4-2 문항에서는 수학 기호 ‘b’가 ‘a’로 잘못 표기됐다고 한다. 명문 사학의 입시 관리가 이토록 허술하다니 실망스럽다.
이뿐만이 아니다. 13일 한성대에서 치러진 ICT디자인학부 기초디자인 수시 실기 시험에서는 문제지 일부가 뒤늦게 수험생들에게 전달되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시험은 제시된 소재를 활용해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었는데, 제시어와 함께 보조 자료인 이미지 자료를 배부한다. 하지만 한 고사장은 감독관 착오로 이미지 자료를 주지 않았고, 시험 시작 후 40분이 지난 오전 11시40분에야 수험생에게 자료를 배부했다고 한다. 나사가 풀리지 않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성대는 “관련 교직원에 대한 조치뿐 아니라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연대는 “개인 감독관의 실수로 초래된 사건이지만 별도 위원회를 구성해 현 단계에서 파악하지 못한 입시 공정성을 해치는 일이 있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험지 유출 의혹과 관련해선 경찰에 수사를 의뢰키로 했고, 일단 재시험은 실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당수 수험생·학부모는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며 재시험을 요구해 소송이 벌어질 수도 있다. 다른 대학들도 경각심을 갖고 입시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교육부도 전국의 수험생들이 치르는 수학능력시험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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