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 세면대나 변기에서 쉽게 목격되는 분홍색 물 때. 과연 정체는 뭘까. 흔히들 곰팡이로 알고 있지만, 호흡기 감염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박테리아다. 바닥, 샤워기, 변기, 세면대에 분홍색 띠를 두르듯 나타나는 이 박테리아는 ‘세라티아 마르세센스(Serratia Marcescens)’다.
13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더 미러’ 등에 따르면 최근 호주 멜버른에 사는 청소 전문가 케이시 스티븐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등에 욕실에서 발견되는 분홍색 때에 대해 경고했다.
케이시는 영상에서 욕조 구석에 생긴 분홍색 때를 걸레로 벗겨내며 “분홍색 물질은 사실 곰팡이가 아니라 박테리아”라며 “청소하지 않은 채 욕실에 이 박테리아가 쌓이면 심한 경우 호흡기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3년 국립의학도서관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이 박테리아는 기회 감염성 병원균(신체 기능 저하에 따라 감염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병원균)으로 1819년 이탈리아 약사 바르톨로메오 비치오(Bartolomeo Bizio)가 처음 발견했다.
당시 그는 옥수수 죽에서 발생한 붉은 변색 현상의 원인이 이 박테리아임을 밝혀냈다.
기회 감염성 병원균은 요로 감염, 호흡기 감염, 결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드물게 폐렴과 수막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병원에서 발견되는 경우 여러 항생제에 대해 복합 내성이 있어 더욱 주위해야 한다. 일단 감염되면 패혈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이 박테리아는 습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는 특성에 있다. 주로 샤워기, 세면대, 변기 등 물이 있는 곳에서 발견된다. 세균 번식으로 인해 분홍색이나 빨간색의 생물막(biofilm)이 형성된다.
새집에서 주로 확인된다. 오래된 집에서 발견됐다면 오래된 배수관에서 용출된 코발트, 망간 등 중금속 성분이 원인일 수 있다.
주로 물이 고여 있는 타일 틈 등에 쉽게 생긴다. 보이면 바로 식초나 락스로 제거해 주는 게 좋다. 화장실을 자주 환기해 건조시키면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권장한 세라티아 마르세센스 재발 방지법은 ▲샤워 후 욕실의 공기를 건조하게 유지하기 위해 배기 팬을 작동시킨다 ▲샤워 후에는 샤워 벽과 샤워 커튼의 물기를 제거하여 과도한 물기와 습기를 없앤다 ▲항균 샤워 커튼 라이너와 욕실 매트를 사용하여 미생물 성장으로 인한 얼룩과 냄새를 방지한다 ▲샤워 커튼을 쓴다면 정기적으로 세탁 혹은 교체하도록 한다 ▲욕실 청소 루틴을 철저히 유지하면 곰팡이의 재성장을 예방하고 공간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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