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8.9만가구… 2024년보다 7.5만가구↓
대출 규제로 부동산시장 주춤해졌는데
공급 부족이 다시 집값 불안 ‘불씨’ 우려
전·월세 시장도 흔들 중요 변수 가능성
서울 민간아파트 분양가 또 역대 최고
3.3㎡당 4424만원… 실수요자만 ‘시름’
국토부 “신규 공급 늘릴 수 있도록 노력”
최근 수도권 아파트 시장이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갔으나 기대보다 저조한 공급 실적·전망에 여전히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내년 아파트 등 공동주택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면서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다시 촉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공행진하는 분양가에 서울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하면서 수요자들의 시름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R114와 함께 분석·발표한 ‘향후 2년간 공동주택 입주예정 물량 정보’에 따르면 내년 전국에서 입주가 이뤄질 예정인 공동주택(30가구 이상 공동주택 기준·6월 말 집계)은 총 28만9244가구다. 올해 초 발표 때(27만5183가구)보다 1만4061가구 늘었다. 부동산원은 2022년부터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향후 2년간 공동주택 입주예정 물량을 발표하고 있다.
다만 두 기관이 연초에 발표한 올 한 해 입주예정 물량 예측치(36만4418가구)보다는 20.6% 정도 줄어든 규모다. 건설 계획 변경 및 추가 입주자모집공고 물량 등에 따라 수치가 조정될 수 있지만, 올해보다 저조한 실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부동산원은 올 하반기 입주예정 공동주택 물량은 19만4280가구, 2026년 상반기는 11만6299가구가 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불안한 공급 실적에 대한 지적은 국회에서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윤석열 정부 주택공급 목표 및 실적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2024년 주택 인허가 목표 101만가구(2023년 47만가구, 2024년 54만가구) 가운데 올 8월까지 인허가 실적은 62만9000가구로, 목표 대비 달성률은 62.3%에 그쳤다.
문제는 공급 부족이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불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대출 규제 영향 등으로 상승세가 다소 잠잠해졌지만, 공급 부족이 불씨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입주물량 감소의 경우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의 단초가 됐던 전월세 시장 가격 불안에 다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입주물량 증감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매매보다는 전월세 시장에 더 영향력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의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는 최근 서울·수도권 청약 열기에서 잘 나타난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해 3분기 수도권 분양시장에서는 1만5718가구가 일반공급됐는데, 여기에 접수된 1순위 통장이 68만5903건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수도권 분양시장에 접수된 1순위 청약통장(17만1529건)보다 300% 급증했다.
리얼투데이는 집값 상승과 공급 부족 우려,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을 서두른 것으로 분석했다.
꺾이지 않는 분양가 오름세에 하루라도 빨리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경쟁을 치열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날 발표한 9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민간아파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1338만3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3㎡(1평)당으로 환산하면 4424만1000원에 해당한다. 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은 최근 12개월간 자료를 평균해 산출한다.
정부는 충분한 주택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급 여건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서울 선호지역의 신규 공급을 늘리는 것”이라며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신규 주택공급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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