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씨가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표기 발신인의 카카오톡 메시지에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맞춤법’까지 지적하며 “대한민국 국격의 바닥이 뚫려버린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KBS 아나운서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왜 이 한 사람 때문에 대한민국이 이렇게 들썩거려야 하냐는 데서 자괴감이 들고 자존심 상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어떤 점에서 그렇게 느끼나’라는 질문에 “일단 보라”며 띄어쓰기와 맞춤법 문제를 지적한 고 의원은 배우자나 친구를 두고 ‘무식하면 원래 그렇다’거나 ‘철없이 떠든다’ 등의 말을 하는 사람은 주변에 없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씨는 지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김 여사로 발신인이 표시된 인물과의 카톡 대화를 공개하고, 자기가 사기꾼이라는 여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터다.
명씨가 공개한 카톡 대화창에는 ‘김건희/여사님(윤석열대통령)’으로 표시된 인물의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라는 질문에 “내일 준석이(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추정)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겁니다. 내일 연락 올리겠습니다”라는 명씨의 답변이 담겼다.
김 여사로 저장된 상대방은 ‘네, 너무(넘) 고생 많으세요’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용서해주세오)’ ‘제가 난감’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원 래그래요)’ ‘사과드릴게요’ ‘제가 명선생님께 완전히 의지하는 상황’ ‘오빠가 이해가 안가더라고요’ ‘지가 뭘안다고’ 등 메시지를 명씨에게 보냈다.
특히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달라’는 메시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 지칭이냐는 반응을 낳았는데, 대통령실은 명씨의 대화 공개 약 1시간 후 언론 공지에서 ‘오빠’ 표현은 김 여사의 ‘친오빠’를 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씨는 대화의 구체적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만약 김 여사가 보낸 문자가 맞다면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 등을 겨냥한 야권의 공격은 더욱 불을 뿜을 것으로 예상된다. 명씨는 윤 대통령 부부와 지속 소통했다는 등의 주장을 펼쳐오고 있다.
고 의원은 라디오에서 “죄송한 말씀이지만 김건희 여사님은 블랙홀이 된 것 같다”며 “여권 내에 있는 분들조차도 옆에 있는 기둥이면 더 좋은데, 나뭇가지라도 붙들어야 할 것 같다”고 오히려 국민의힘을 걱정했다.
계속해서 대통령실 설명에는 “말도 안 되는 해명”이라며, 윤 대통령을 겨냥한 듯 “여사를 사랑하는 아내로 보지 말고 대한민국 블랙홀이 되어가는 여사를 인격체로 봐서 사실관계를 대통령이 따져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을 제때 명확히 진화하지 못했다는 의미인 듯 고 의원은 “대통령의 직무유기가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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