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차 고장과 교통사고 발생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포트홀(도로 파임) 문제 해결을 위해 멕시코 정부가 옷소매를 걷어붙였다.
멕시코 대통령실은 전국 32개 주(멕시코시티 포함) 도로 보수 작업을 위해 40억 페소(2천700억원 상당)의 예산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캉쿤(칸쿤)을 비롯한 남서부를 도는 열차 시스템인 '트렌 마야' 건설 지역에 우선순위를 두고 진행된다.
토양 하층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보강, 도로 포장부 다짐도 조정, 제초 및 배수 등이 주 작업 내용이 될 것이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정부에서 매우 건전한 재정 상태를 유지해, 우리는 이 계획을 신속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바체'(bache)라고 부르는 이 포트홀은 멕시코시티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아주 흔하게 확인할 수 있는 '도로 위의 복병'이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포트홀 주변에 현지인 1명이 서 있다가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차량을 향해 '이곳에 바체가 있다'는 신호를 준 뒤 서행하는 차량 운전자에게 푼돈을 요구하는 경우가 허다할 정도다.
멕시코 정부는 최근 대대적으로 보수 대상 장소를 조사한 결과 4만4천574㎞에 이르는 곳에 보강이 필요하다는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 전국 고속도로(고속국도) 총연장 5천㎞의 9배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지난 7월 발표된 멕시코 통계청(INEGI)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공공안전 분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0% 정도가 바체를 '개선이 필요한 문제 1위'로 꼽았다. 2위는 원활한 식수 공급 및 누수 해결이었다.
포트홀 민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남부 과테말라 접경인 치아파스 타파출라였다. 미국행 이민자들의 집결지로 잘 알려진 이곳은 빈곤율이 높은 편이다.
민원이 가장 적은 곳은 누에보레온 내 대표적 산업도시인 미국 접경 산페드로 가르사 가르시아로 조사됐다.
멕시코시티 시장 재임(2018∼2023년) 시절 도로 보수를 위한 '바체톤'(bacheton) 프로그램을 시행한 경험이 있는 셰인바움 대통령은 취임 보름여 만에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일자리 창출 효과 역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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