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유감의 뜻을 밝혔다. 도쿄 야스쿠니 신사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다.
외교부는 17일 이재웅 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고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 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일본 신내각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이것이) 양국 간 신뢰에 기반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중요한 토대임을 강조하는 바”라고 덧붙였다.
이달 1일 출범한 일본의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전임 기시다 내각 출범 때보다 낮은 44%로 집계됐다. NHK는 지난 12일부터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 5489명을 조사해 얻은 2515명의 유효응답을 토대로 15일 이같이 보도했다. 이시바 내각의 비지지율은 32%로 지지율보다 낮았다.
한편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는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외교차관 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에서 김 차관은 대변인 논평 수준으로 일본 총리 봉납과 관련한 언급을 한 것으로 전해져, 유감 표명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두 차관은 회담에서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양국이 준비하는 각종 사업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북한 문제 대응 관련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북한의 핵 위협 및 적대적 대남 행보에 대해서는 긴밀히 공조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일본 측이 우리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을 지지한 데 대한 김 차관의 사의 표명도 있었다.
이 밖에 최근 출범한 이시바 내각의 고위급 인적 교류 및 국제무대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양측은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을 당시 일본이 약속했던 조선인 노동자 추도식과 지난달 39년만에 공동위원회 회의가 열린 대륙붕 '7광구' 공동개발 사업 등 각종 현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양 차관은 전날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과 함께 서울에서 제14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를 열고 최근 북한의 의도적인 긴장 조성 행위에 대해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미·일은 이날 발표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이행을 감시할 새로운 국가 연합체인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의 출범을 함께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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