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023년 상품수출 세계 8위 올라
서비스 수출은 18위권에 머물러
2000년 이후 비중 15~16%서 정체
운송·여행·금융업 비교열위 심화
“새 수출 성장 동력 삼을 대책 필요”
현대카드, 독자 개발 AI 플랫폼
日 3대 카드사 SMCC 판매 계약
소위 ‘굴뚝 산업’이라는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라 산업 구조는 영원히 바뀌지 않을까. 수년 전부터 산업계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선 제조업 위주 경제구조를 바꿔 서비스업의 국제경쟁력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지만, 현실은 제자리걸음이다. 나아가 서비스산업 국제경쟁력은 오히려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7일 ‘우리나라 서비스산업 수출동향 및 국제경쟁력 진단’ 보고서에서 한국의 서비스수출 비중이 2000년 이후 15∼16%에서 정체됐다며 새 수출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상품 수출은 세계 8위였고 서비스수출 규모는 세계 18위에 그쳤다. 또 최근 10년간 한국의 상품 수출액은 연평균 13.1% 증가세를 보인 데 비해 서비스수출액은 1.7% 증가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최근 10년간 일본, 독일, 네덜란드 등 주요 제조업 강국이 서비스수출 비중을 빠르게 늘려온 것과 대조적”이라며 “서비스산업의 주력 수출 업종인 운송업의 수입특화 전환, 여행·기타사업서비스의 수입특화 지속, 유지보수·보험·금융업종의 비교열위 지속 등이 한국 서비스산업 전반의 경쟁열위를 심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는 수치로도 나타나는데 무협이 무역특화지수(TSI)와 대칭적 현시비교우위지수(RSCA)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 사이 한국 서비스산업의 국제경쟁력은 크게 약화됐다. TSI는 특정 산업의 수출·수입 편중도를 나타내는 지수인데, 마이너스 1에 가까울수록 수입에 특화돼 있고, 플러스 1에 가까울수록 수출에 특화돼 있음을 의미한다. RSCA는 특정 산업의 비교우위·비교열위를 나타내는 지수다. 마이너스 1에 가까울수록 비교열위, 플러스 1에 가까울수록 비교우위임을 각각 나타낸다.
한국 서비스산업의 TSI는 2013년 마이너스 0.030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0.097로 하락하면서 수입 편중도가 심화했다. RSCA는 2013년 마이너스 0.136에서 지난해 마이너스 0.205로 하락해 경쟁력이 비교열위에 가까워졌음을 드러냈다.
그나마 콘텐츠, 정보기술(IT) 등 일부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국제경쟁력은 강화돼 희망을 품게 한다. 개인·문화·여가업종은 한류 콘텐츠 수출 호조에 힘입어 주요 11개 서비스업종 중 유일하게 수출특화와 비교우위로 동시 전환됐다.
이날 현대카드가 국내 금융권 최초로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수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고무적이다. 현대카드는 일본 3대 신용카드사인 SMCC(Sumitomo Mitsui Card Company)에 AI 소프트웨어 ‘유니버스’를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유니버스’는 현대카드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고객 초개인화 AI 플랫폼이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SMCC 관계자는 “철저한 검증과정을 통해 현대카드가 세계 최고 수준의 데이터 분석 및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도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측은 이번 수출이 한국 금융사 중 첫번째 ‘테크 기업으로 업의 전환’ 성공 사례라고 자평했다. 한 관계자는 “비밀 조항에 따라 수출액을 정확히 공개할 수 없으나 계약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하며,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소프트웨어 수출”이라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