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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내렸는데 대출금리 왜 오르나요?

입력 : 2024-10-21 07:59:22 수정 : 2024-10-21 08: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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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년2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지난 2021년 8월 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작된 긴축 사이클이 지나고 미국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통화정책 전환(피벗) 대열에 합류한 것이죠.

 

기준금리는 단어 그대로 대출과 채권, 예·적금 등 시장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리를 말합니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물가와 환율, 해외자금의 유·출입 등 대내외 경제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조정해 나가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습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4년6개월 만의 일입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예상돼 온 피벗으로 이후 우리나라도 조만간 금리 인하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죠.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시장금리가 연동하는 추이를 나타내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대출금리가 오히려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18일 기준 변동 4.57~6.67%, 고정 3.71~6.11%를 형성했습니다. 지난달 말(9월30일) 기준 변동 4.50~6.69%, 고정 3.64~6.15%에서 하단이 0.07%포인트씩 상승한 수준입니다.

 

이는 채권 등의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해 앞서 미리 내려간 측면이 큽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초 3.330%에서 이달 초 3.159% 수준으로 떨어졌었습니다. 이후 17일 기준 3.259%로 다시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이달 들어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습니다.

 

여기에다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높이고 우대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주담대 등 대출금리를 인상해 왔습니다. 가계대출이 매달 급증세를 보이자 속도를 조절하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금리를 높여온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게 되면 가계대출이 다시 급증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들은 당분간 하향 조정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도리어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면 인위적인 상향 조정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이죠.

 

정부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7월에서 9월로 돌연 2달 연기한 바 있습니다. 이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과열과 대출 급증세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이에 대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직접 사과하기도 했죠.

 

그동안 집값은 치솟고 가계빚은 폭증하고 은행들의 막대한 수익은 점점 더 쌓이는 사회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맞벌이 부부가 매달 한 명분의 소득을 원리금 상환으로 은행에 낸다는 게 비상식적인 일이 아니게 됐습니다.

 

사석에서 만난 비은행 금융사 임직원들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예대차로 돈이 들어오는 은행의 수익 구조가 부럽다"고 얘기합니다. 기준금리 인상기에는 대출금리를 급격히 올렸는데, 인하기에는 내리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실정입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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