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야기·얼굴·연출 등 요구
공모전·창작지원센터 적극 활용
신인 작가·감독·배우 발굴 ‘올인’
실험적 소재·형식의 무대로 주목
지난 13일과 20일 OCN과 OCN Movies2는 단막극 ‘수령인’(극본 김지은/연출 유범상)을 공개했다. 50억원 복권에 당첨된 여고생이 미성년자는 당첨금 수령이 불가하다는 것을 알고, 당첨금을 수령해 독립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주인공 성서연 역의 강신을 비롯해 조준영, 백선호, 노종현 등 신인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특히 해당 작품은 CJ ENM이 지난 7월15일부터 tvN과 OCN 등을 통해 진행 중인 드라마 프로젝트 ‘오프닝(O’PENing)’의 일환으로, 오프닝은 CJ ENM 신인 창작지원 사업 오펜(O’PEN)을 통해 배출된 신인 작가 작품을 단막극으로 내놓는 프로젝트다. ‘덕후의 딸’(극본 김민영/연출 김나경)을 시작으로 ‘고물상 미란이’(극본 송정미/연출 윤소일), ‘아름다운 우리 여름’(극본 최하늘/연출 정다형), ‘브래지어 끈이 내려갔다’(극본 신경/연출 방수인)’, ‘아들이 죽었다’(작가 이수진/연출 나지현)가 방송됐다.
오프닝은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게임∼일요베스트∼드라마시티∼드라마 스페셜’로 이어지는 KBS 단막극 시리즈와 결을 같이한다. 1984년 4월6일 ‘드라마게임’으로 시작한 KBS 단막극 시리즈는 많은 작가와 PD가 실험적인 소재와 형식을 시험할 수 있는 무대였다. 대표적인 것이 ‘낭랑 18세’. 2003년 6월24일 ‘드라마시티’를 통해 단막극(주연 한혜진·이선균)으로 처음 방영했는데, 이후 16부작 미니시리즈(주연 한지혜·이동건)로 다시 제작됐다.
하지만 이런 무대는 KBS와 CJ ENM뿐. 그런 가운데 방송사와 콘텐츠 제작사가 신인 작가·PD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인기와 더불어 다양해진 방송 채널로 새로운 이야기(작가)와 연출(PD), 얼굴(배우)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채널이 다양해지고 시청자 취향이 파편화되면서 다양해진 환경과 요구에 맞는 색다름이 필요한 시기”라며 “그러다 보니 ‘새로움’을 찾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변화에 맞춰 제작사 등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공모전이다. 21일 콘텐츠 제작사 SLL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진행 중인 ‘JTBC × SLL 신인작가 극본 공모’를 통해 83명의 신인 작가를 발굴했다. 지난 8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가 대표적으로, 2021년 수상작 손호영 작가의 작품을 손본 것이다. 게다가 2022년 수상작 박주영 작가의 ‘도깨비 환관’은 ‘돗가비의 연’이란 이름의 웹툰으로, 2019년 수상작 배희원 작가의 ‘신입사원 김좀비’는 동명의 웹툰으로 카카오페이지에서 독자를 만나고 있다.
다음 달 18일부터 방송 예정인 tvN ‘가석방 심사관 이한신’도 공모전 출신이다. 2022년에 치러진 ‘제1회 KT스튜디오지니 시리즈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치형 작가의 작품을 드라마로 제작했다. MBC는 지난달 드라마 극본 공모전을 진행해 김미래 작가의 ‘맹 감독의 악플러’를 단막 2부작·시나리오 부문 최우수상으로 선정한 바 있다. CJ ENM 스튜디오스도 지난 10일 ‘제1회 스튜디오스 스토리 콘테스트’ 수상작으로 김선미 작가의 ‘무당인턴’ 등 7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또한 CJ ENM은 오펜을 통해 작가(오펜 스토리텔러)뿐만 아니라 작곡가(오펜 뮤직)까지 양성하고 있다. 신하은 작가(1기)의 tvN ‘갯마을 차차차’·‘엄마친구아들’, 박바라 작가(3기)의 tvN ‘슈룹’, 임창세 작가(2기)와 황설헌 작가(5기)의 디즈니플러스 ‘형사록1·2’, 박경화 작가(5기)의 tvN ‘졸업’ 등이 오펜 출신 작가들의 작품이다. 오펜 뮤직 5기로 선발된 박승주·이가윤·stereoHZ(최윤석) 작곡가는 tvN ‘세작, 매혹된 자들’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가랑비(?雨)’ 작곡·작사·편곡에 참여했으며, 오펜 뮤직 1기 한재완과 2기 박정준·심규태 작곡가는 tvN ‘선재 업고 튀어’ OST ‘어 데이(A Day)’의 작사·작곡·편곡에 함께했다. CJ ENM 관계자는 “K콘텐츠를 선도하는 리더답게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며 “오펜은 콘텐츠 업계에서 ‘K콘텐츠 미래 요람’, ‘신인 창작자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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