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의 반정부 인사이자 이슬람 신학자인 펫훌라흐 귈렌(83)이 미국에서 사망했다고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NTV 방송 등 튀르키예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외신들은 귈렌이 수년간 앓아온 신장 질환으로 2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병원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귈렌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였다가 사이가 틀어지며 정적으로 돌아선 인물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귈렌을 2016년 군부 쿠데타 시도의 배후이자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미국에 그의 송환을 요구해왔다.
귈렌은 쿠데타 배후 의혹을 부인해왔으며 미국도 귈렌이 쿠데타를 사주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튀르키예의 요구를 거부했다.
귈렌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1999년 미국으로 이주했으나 2017년 튀르키예 국적을 박탈당했다.
온건 이슬람주의자인 귈렌은 추종자 다수를 거느린 영향력 있는 종교 지도자로 '귈렌운동' 또는 '히즈메트(봉사) 운동'으로 불리는 교육활동을 했다.
그는 자신을 따르는 조직이 자선단체와 기업 네트워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튀르키예 정부는 그의 추종세력을 '펫훌라흐 귈렌주의 테러조직'(FETO)으로 이름 붙이고 탄압해왔다.
귈렌은 군부 쿠데타 사건 이후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대적 숙청에 나서자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했다.
AFP통신은 이 쿠데타 시도와 관련해 약 70만명이 기소됐고 군인 2만4천명 등 공무원 12만5천명이 해고됐으며 귈렌 추종자 약 3천명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이날 자국 정보기관이 귈렌의 사망을 확인했다면서 "테러와의 싸움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계속될 것이며 그의 사망 소식으로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귈렌은 2013년 만해 한용운을 기리는 만해 대상을 받아 한국과도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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