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식비 결제 알지 못해"…김씨 "조그마한 사건도 만들지 않겠다"
검찰은 24일 대선후보 경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에게 재차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수원지검은 이날 오전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두 번째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유력 정치인들을 돈으로 매수하려 한 범행으로 금액과 상관없이 죄질이 중하다"며 이같이 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본건은 전 경기도지사의 배우자인 피고인이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경내 당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들과 한 식사 모임에 대해 사적비서 배모 씨가 결제한 사안"이라며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피고인의 사전 지시나 통제 없이 배씨가 본건의 식비를 결제했을 리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은 현재까지 '각자 결제' 원칙만 되풀이하고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만한 어떤 자료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져버렸음에도 배씨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급자에게 책임을 몰고 자신은 빠져나가려는 행태 역시 양형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변호인 김칠준(법무법인 다산) 변호사는 "(범행에 대한) 피고인의 인식 여부는 적어도 누구에게 접대하거나 기부행위를 해서는 안 되는 모임이라는 사실을 알았느냐가 판단 기준이 될 것"이라며 "앞서 의견서에서도 말씀드렸듯 피고인은 (배씨로부터 지시받은) 제보자가 식비를 결제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변론했다.
김 변호사는 "배씨의 법정 증언 태도를 보면 피고인에게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거나 상의하는 관계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피고인은 정치인의 아내지만 한편으론 주부였고 지나온 삶도 그랬다. 선거 때 배우자 부인으로서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에 대해 피고인이 알아서 챙기고 결정할 사안은 전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저는 범행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배씨에게 (식비를 결제하라고) 시키지 않았지만 제가 생각해도 그 상황이 의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는 정치인의 아내로서 조그마한 사건도 만들지 않겠다. 저를 보좌하시는 분들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앞서 7월 25일 진행된 김씨의 첫 번째 결심 공판에서도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당초 8월 13일 오후 2시 김씨에 대한 판결을 선고하기로 했으나, 선고기일을 하루 앞둔 8월 12일 재판부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한 뒤 2번의 공판준비기일과 3번의 공판기일을 진행하며 추가 심리를 진행했다.
김씨는 이 전 대표의 당내 대선후보 경선 출마 선언 후인 2021년 8월 2일 서울 모 음식점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 및 자신의 운전기사와 수행원 등 3명에게 총 10만4천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기부행위)로 올해 2월 14일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 측은 "당시 피고인은 다른 동석자들도 각자 계산했을 거라고 생각했고, 경기도 법인카드로 동석자 3명의 식대를 결제한 사실을 피고인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혐의를 부인해 왔다.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4일 오후 2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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