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를 낮추면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향후 집값·가계대출 안정세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낮아진 금리가 집값과 가계대출을 다시 자극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10월11일 개최)록을 공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소수의견을 낸 장용성 금통위원을 제외하고는 전체 금통위원 7명 중 6명이 금리 인하에 동의 의견을 냈다.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 인하 근거로 △물가상승률의 뚜렷한 안정세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 △미약한 내수 회복 속도 등을 들었다.
회의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8월 회의 이후 내수 회복세가 더디고 성장의 하방 리스크(위험)가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밑돌았다”며 “정부 거시건전성 정책의 효과 등으로 주택시장 과열이 다소 진정되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도 둔화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으로 외환 리스크도 완화돼 통화정책 긴축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주장했다.
다른 위원도 “내수 부진의 영향이 누적돼 금리 인하의 필요성은 커진 반면 금리 인하가 물가를 자극할 위험은 감소한 상황”이라며 0.25%포인트 인하를 지지했다.
반면 금리 동결을 주장한 장 위원은 “수도권 일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로 인한 가계부채 확대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추가 인하와 관련해서 금통위원들은 부동산·가계대출 등 금융 안정 흐름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한 위원은 “주택가격과 가계부채의 추세적 흐름을 확신하기에는 아직 초기 단계이므로, 금리 인하의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정책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향후 내수, 물가, 주택가격, 가계부채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추가적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른 위원도 “현시점은 과거 금리 인하 시기와 달리 내수 회복과 주택가격, 가계부채 간 상충 관계가 강한 상황인 점을 감안해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거시경제와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방향,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정도 등도 봐가며 기준금리의 방향을 정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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