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복 설렁탕에 차 마시고 단풍놀이에 영화보며 보이스피싱 예방법까지 배워
농촌마을 주민들이 단풍 가득한 대학캠퍼스에서 특별한 점심식사와 차·떡을 즐기고 영화를 보며 가을의 낭만을 만끽했다.
시월의 마지막 날, 형형색색 짙은 단풍으로 물든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 교정으로 들어온 3대의 대형버스에서 160여명의 어르신들이 내렸다. 대학측이 초청한 캠퍼스 주변 병천면 지역에 거주하는 60∼80대 어르신들이다.
곱게 치장하고 한껏 들뜬 표정으로 형형색색 단풍 물들은 교정을 걸어 대학식당으로 향한 어르신들은 대학 생활협동조합이 마련한 ‘전복 설렁탕’ 한 그릇과 절편 떡 등으로 식사를 즐겼다. 이어 ‘도서관 박람회’가 열리고 대학 도사관으로 이동한 어르신들은 생활협동조합 직원들이 내어준 배도라지차, 유자차, 오미자차 등을 마시며 손주·손녀뻘 되는 대학생들과 눈인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기도하며 책 구경을 했다.
도서관 구경을 마친 어르신들은 입구가 추억의 80년대 극장 모습으로 디자인된 대강당에서 영화를 관람했다.
보이스피싱을 주제로 다룬 ‘시민덕희’ 영화 관람에 앞서 경찰은 시골마을 어르신들에게 유용한 정보교육을 진행했다. 천안동남경찰서 보이스피싱 범죄 전담반원인 이재석 경장이 참석자를 대상으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예방교육’을 진행했다. 이 경장은 본인의 보이스피싱 범죄자 대상 조사 경험과 더불어 실제 마주쳐 본 피해 사례 등을 설명하며, 어르신들이 꼭 알아야 할 피해 예방법을 친절하고 재치 있게 강연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들의 대학방문은 한기대 도서관(학술정보원·원장 서희석)이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가을 영화제’ 초청으로 이뤄졌다. 지역 어르신 복지시설인 은빛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 100여명과 생활협동조합 소속 미화원과 시설 직원 60명 등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윤영순씨(69)는 “평소 한국기술교육대 운동장에 와서 가끔 운동도 하곤 했는데, 이렇게 좋은 가을날에 초대해서 식사도 주고 실생활에 필요한 교육에 영화까지 보여주어 너무 행복한 가을 나들이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박향숙(75)씨도 “평소 지역 복지관에서 보이스피싱 교육을 간간이 들었지만, 한국기술교육대에 직접 와서 경찰관 교육도 듣고 재미있는 영화도 보니 큰 도움이 됐다”면서 “한국기술교육대가 지역 주민을 위해 이런 좋은 일을 해주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서희석 원장은 “대학 도서관 행사에 지역 주민들이 이렇게 많이 찾아주시어 대단히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대학 도서관을 지역주민에게 적극 개방해 소통과 행복을 나누는 공간으로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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