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가족 모임 “이스라엘 최대 사기”
이 총리실 ‘기밀정보 누설’ 연관 부인
이스라엘 총리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을 정당화하는 등 개인적인 이득을 위해 언론에 전쟁 관련 기밀 정보를 고의로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인질 가족 등은 미국 대통령이 물러난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더 심각하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정부의 ‘사기 행각‘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질 가족 모임인 인질가족포럼은 성명을 내고 “국가 안보를 위협하고 파괴 행위를 했다고 의심되는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요구한다”며 “네타냐후 총리와 관련된 사람들이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큰 사기 행각 중 하나를 벌였고,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최악의 비도덕”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파문은 지난 9월 유럽 언론들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인질 협상 전략에 대한 기사를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9월5일 영국 매체 주이시크로니클의 기자 일론 페리는 이스라엘 정보 문건을 인용해 지난달 16일 사망한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이스라엘 인질들을 데리고 이란으로 가려 한다고 보도했다. 하루 뒤엔 독일 일간 빌트가 하마스의 문건을 근거로 이들이 인질 협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뒤 일각에선 언론사가 문건을 확보한 경위나 내용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내용을 유출했다는 지적도 나왔는데, 주이시크로니클은 일주일 뒤 기사를 삭제하고 해당 기자와 계약 관계를 종료해 의심을 증폭시켰다.
이스라엘 리숀레지온 지방법원은 총리실의 문서 유출 사건에 대해 경찰과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 군 당국 등 관계 기관이 합동수사에 착수했으며 피의자 여럿이 체포돼 신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총리실 대변인 엘리 펠드스타인이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일급 기밀 정보를 누설한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복수의 피의자가 체포돼 신문을 받았는데 이 중에는 네타냐후 총리의 보좌관도 포함돼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총리실은 2일 성명을 내고 용의자로 지목된 보좌관이 “보안 논의에 참여하거나 기밀 정보를 접하거나 받은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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