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8일 모회사인 큐텐의 구영배 대표를 세 번째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달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구 대표를 처음으로 다시 소환한 것으로, 검찰이 구속영장 재청구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티몬·위메프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부장검사)은 이날 구 대표를 횡령과 사기, 배임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오전 9시6분쯤 검찰에 출석한 구 대표는 ‘사기 등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다”고 답했다.
큐텐 본사와 큐텐테크놀로지는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티몬과 위메프에 대한 채권 각 120억원, 총 240억원을 신고했는데 ‘큐텐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냐’고 묻자 “그 부분은 제가 정확하게 잘 모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티메프 사태의 ‘정점’으로 지목되는 구 대표는 지난 9월30일과 지난달 2일에도 검찰에 소환된 바 있다. 검찰은 이후 구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달 10일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모두 기각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막대한 피해 규모 등을 고려할 때 구 대표 등 경영진을 구속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수사팀은 검찰에 고소장을 낸 피해자를 전수조사하는 등 구 대표의 혐의를 보강 조사해왔다. 지난 4∼5일에는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를 다시 조사했다. 이날 구 대표를 상대로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류광진·류화현 대표 등과 공모해 정산대금 지급 불능 상황을 인식했음에도 판매자들을 속이고 돌려막기식 영업을 지속해 1조5950억원 상당의 물품 판매 대금 등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는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티몬·위메프에 총 692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미국 전자상거래 회사 ‘위시’ 인수대금 등으로 티몬·위메프 자금 671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에 여러 차례 실패하자 큐텐의 존속과 큐익스프레스의 매출 증대를 위해 자본잠식 상태에 있던 위메프, 티몬 등을 인수한 뒤 소위 ‘쥐어짜는 방식’으로 큐텐의 운영자금을 마련해왔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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