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앞두고 주요 여론조사 기관, 언론, 정치 전문가들이 ‘초박빙’ 승부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압승이었다.
여론조사 기관과 언론, 전문가들이 예측에 실패했지만 유일하게 선거 결과를 맞힌 곳이 있다. 바로 베팅 사이트다.
미국 선거 통계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대선 전날인 4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주요 베팅 사이트의 당선 확률을 종합한 결과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할 확률이 57.7%,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할 확률을 40.7%로 집계했다. 베트온라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확률을 59%로 점쳤고, 베트페어는 57%, 폴리마켓은 56% 등이었다. 베팅 사이트는 몇 주 전부터 일관되게 트럼프 당선인의 당선을 점쳤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베팅 사이트의 배당률이 현실을 더 잘 반영한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선거 베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여론조사보다 현실을 더 잘 반영한다는 것이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로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여론조사 기관들이 대선 예측에 실패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베팅 사이트가 여론조사 업체를 더욱 당황스럽게 했다”고 꼬집었다.
대선 전 트럼프 당선인의 압도적 승리 가능성을 예상하며 조작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 베팅 사이트 폴리마켓은 “여론조사, 미디어, 전문가보다 시장의 지혜가 더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미 대선을 한달여 앞둔 지난달 2일 선거 베팅이 합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미국에서 약 100년간 금지됐던 선거 베팅 시장이 열린 것이다.
뉴욕 맨해튼에 기반을 둔 베팅 플랫폼 ‘칼시'는 선거 베팅 금지를 철회하기 위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CFTC는 선거 베팅이 ‘공공 이익에 반한다’고 서비스 금지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CFTC가 그에 대한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NYT는 이번 대선에서 베팅 사이트가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예측한 것을 두고 “베팅 시장은 향후 선거에서 더욱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론조사 기관이 선거 예측에 실패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층이 과소 집계된 원인으로는 트럼프 당선인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는 이른바 ‘샤이 트럼프’ 지지층 외에도 언론 매체와 여론조사 기관에 불신을 가진 트럼프 지지층이 여론조사에 불응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는 히스패닉, 흑인 유권자 등 블루칼라 노동자들이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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