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급발진” 주장…경찰 조사 시작하자 “페달 잘못 밟았다” 시인

경찰의 본격적인 조사 진행…운전자 “페달을 잘못 밟았다” 실수 인정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예방 위한 조치…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지원 나서

80대 운전자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어린이보호구역을 지나던 중 갑자기 인도로 돌진해 벽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사고는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발생해 큰 위험을 초래할 뻔했다.

채널A 캡처

9일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지난 1일 오후 3시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발생했다.

80대 남성이 운전한 차량이 어린이보호구역 내 골목길에서 갑자기 인도를 넘어 주상복합건물 벽으로 돌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차량은 벽을 강하게 들이받으면서 앞 유리가 깨지고 범퍼 왼쪽이 찌그러지는 등 심한 손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골목을 지나던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충격음에 깜짝 놀라 발걸음을 멈췄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어린이보호구역이어서, 인근에 어린이들이 있었더라면 사고는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

사고 직후 운전자는 경찰에 현장에서 "급발진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차량 결함을 언급했다.

그러나 경찰의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되자, 운전자는 "페달을 잘못 밟았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이번 사고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고, 사고 차량의 운전자가 건물 측에 보상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경찰이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로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지원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 5일 손해보험 사회공헌협의회,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생계형 고령 운전자 안전 운전을 위한 첨단안전장치(페달 오조작 방지장치) 장착 지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고령 운전자의 신체 및 인지능력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페달 오조작 사고를 줄이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마련됐다.

특히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는 고령 운전자가 빈번하게 겪는 가속페달 오작동을 방지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시속 15㎞ 이하 저속 주행 중 갑작스러운 가속페달 작동을 막고 ▲도로별 제한 속도를 초과한 가속을 방지하며 ▲엔진 회전수가 4000rpm 이상으로 급격히 올라가는 상황을 억제하는 기능 등을 제공해 사고 위험을 줄여준다.

경찰 관계자는 "고령 운전자의 안전 운행을 지원하는 이번 장치는 이들의 안전사고 예방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