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4일 전국 주요 수능 시험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수능을 치려는 수험생들 발길이 이어졌다. 수험생 가족과 친구, 동문, 시민단체 등 ‘응원 군단’도 시험장 앞을 가득 메웠다. 이날 오전 7시쯤 대구 동구 청구고등학교 앞은 수험생들과 이들에게 핫팩, 가벼운 간식 등을 나눠주는 녹색어머니회,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학교 정문에서 양손을 모아 기도하던 학부모 박세진(43)씨는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아낌없이 발휘해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교 인근에 시험장이 없는 인천 섬마을 학생들은 수능일 8∼10일 전 배를 타고 육지로 나와 숙소에서 지내다가 이날 일제히 시험장에 들어갔다. 인천 대청고·덕적고·연평고·백령고 4개교 학생 30여명은 그동안 머물던 중구 하버파크호텔을 나와 인천시가 제공한 전세버스를 타고 시험장에 속속 도착했다. 한 수험생은 “준비한 모든 과정을 잘 마무리하고,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시험장을 착각하거나 자택 출발 시간이 늦어 퀵이나 순찰차로 입실한 수험생들도 많았다. 이날 오전 7시15분 울산 중구 복산삼거리에서는 수험생이 탄 차량이 교통사고가 나 순찰차가 긴급 출동해 수험생을 2㎞ 떨어진 시험장으로 무사히 수송했다. 오전 7시25분쯤 부산진구 당감동에서는 집에서 거리가 먼 동래구 명장동 시험장으로 배치 받은 수험생이 “고사장으로 이동하다 지각할 것 같다”며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 무사히 수능을 치를 수 있었다.
광주에서는 “자녀가 신분증을 두고 갔다”는 수험생의 어머니가 112에 신고해 경찰이 광주 남구 임암동에서 방림동 설월여고까지 순찰차를 이용해 신분증을 전달했다. 충북 청주시에서는 흥덕구 복대동 흥덕고 앞 사거리에서 수험생을 태운 택시 기사가 교통지도를 하던 경찰에게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다”고 도움을 요청해 경찰차의 호송 아래 8분 만에 시험장에 도착해 주변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아찔한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한때 경기도교육청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나이스)가 접속 장애를 일으켜 시험장에 신분증을 갖고 오지 않은 수험생의 신원확인이 잠시 차질을 빚었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쯤 나이스 오류가 발생해 오전 8시20분쯤 복구됐다. 나이스는 시험장에 신분증을 갖고 오지 않은 수험생의 경우 학교생활기록부를 출력하는 데 접속이 필요하다. 이날 현장에서 수능과 관련한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나이스 장애는 사용자가 몰릴시 접속이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장비 중 1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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