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효율화로 추가 현금 확보
케미칼 회사채 특약 조정 나서
지주 등 주가 상승세로 돌아서
롯데그룹이 최근 불거진 유동성 위기설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현재 부동산·가용예금만 71조4000억원에 달하는 등 유동성에 문제가 없고, 향후 자산 효율화 작업을 통해 추가적인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게 핵심이다.
롯데그룹은 21일 설명자료를 내고 “그룹의 지난달 기준 총자산은 139조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5000억원에 각각 달한다”며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지난달 평가 기준 56조원,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예금도 15조4000억원을 보유하는 등 안정적 유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그룹 전반에 걸쳐 자산 효율화 작업과 수익성 중심 경영을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제기된 계열사 롯데케미칼 재무구조의 불안정성 지적은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획 조항 내 ‘실적 관련 재무특약’을 준수하지 못한 탓이라는 게 그룹 측의 설명이다.
회사채 재무 약정에 따르면 연결 기준 3개년 누적 평균치로 부채비율 200% 이하를 유지하고,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이자비용’을 5배 이상 유지해야 한다. 회사채 원리금 지급 의무 이행이 완료될 때까지 이들 지표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거나 떨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롯데케미칼은 지난 9월 말 기준 ‘EBITDA/이자비용’이 4.3배 정도로 이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 석유화학 업황 침체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원인이다.
롯데케미칼은 사채권자들과 순차적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며, 사채권자 집회를 소집해 특약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다. 사채권자 집회 세부 사항은 조만간 공시된다. 회사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 원리금 상환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현안과 관련해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주채권은행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관리해나갈 것”이라며 “그룹은 앞으로도 계열사들과 원활한 협의를 통해 안정적 경영을 유지하고, 필요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안정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이 진화에 나서자 주식시장은 호재로 받아들였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롯데그룹 관련주 14개 종목 중 롯데지주(2.68%) 등 9개가 상승 마감했다. 롯데케미칼도 1.99%(1300원) 오른 6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한편 유준위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롯데케미칼은 중단기적으로 이자비용 대비 EBITDA가 5배를 웃돌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특약 조건에 해당 내용이 포함돼 있는 한 중단기 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분기마다 반복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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