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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게시판’ 늪에 빠진 국민의힘 [금주의 ‘눈살’]

, 금주의 눈살

입력 : 2024-11-23 05:35:07 수정 : 2024-11-23 05: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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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논란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21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변화와 쇄신, 민생을 약속한 때이고 실천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대표 가족 일가가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는 지를 놓고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계로 갈려 논란이 확산되자 “자중지란에 빠지지 말자”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친윤계를 비롯해 당내에서는 한 대표가 가족들의 당원 게시판 이용 여부에 대해 침묵하는 것 자체가 사안을 키우는 일이라며 진상규명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친윤계로 이 문제를 집요하게 추궁하고 있는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정치적으로 갈라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연락하며 공동 보조까지 취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아 사법리스크에 빠진 가운데 한 대표는 당원 게시판 논란을 수습하지못해 ‘반사이익’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원게시판 논란은 보수 성향 유튜버가 지난 5일 ‘작성자 검색’ 기능을 통해 한 대표와 가족들이 윤 대통령 부부 비방글을 1000여건 올렸다고 주장하며 불거졌다. 한 대표 측은 해당 게시글은 한 대표가 작성한 것이 아님을 밝혔다. 국민의힘 당원 중에 한 대표와 이름이 같은 사람이 8명이 있는데 한 대표와 같은 ‘1973년생 한동훈’은 없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한 대표 가족과 동일한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물이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한 대표 아내 진모씨와 장인 진모씨와 같은 이름을 쓴 작성자들은 ‘김건희의 나라냐, 성난 민심 직시해야’ 등 김 여사 행태를 비판하는 사설, 칼럼 제목을 올리거나 윤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글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권성동 의원 등은 당무감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면서 한 대표 해명을 압박했다. 한 대표는 공개 해명을 요구하는 데 대해 “당원 신분에 대해 법적으로도 그렇고 (당원 보호를 위한)당의 의무가 있다”라며 “위법이라든가 이런 게 아닌 문제들이라면 제가 건건이 설명해 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당원게시판이 익명으로 운영되는 만큼 위법한 사항이 아닌 한 이를 공개하거나 당무감사를 하는 건 맞지않는다는 얘기다. 이미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으니 이를 지켜보자는 것이다. 경찰은 최근 국민의힘에 당원 게시판 서버 자료를 보존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 뉴시스

하지만 상황은 한 대표 계산대로 흐르지 않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공천 탈락후 한 대표를 정면 비판해온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최근 접촉하며 공동 전선을 펴고 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유튜브 방송에서 “정치적으로 대립하던 이 의원이 거의 2년만에 연락이 와서, (당원게시판 문제에 대해)제가 알고 있는 걸 말해줬다”며 “이 의원 또한 이걸 덮기 위한 친한계의 움직임을 알려주더라. 그렇게 정보교환하고 잘 끊었다”고 말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지난 7월  “한동훈 법무장관 시절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는 팀이 있었다”며 ‘한동훈 댓글팀’ 의혹을 제기해온 당사자다.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예상 밖의 징역형으로 사법리스크가 커지고 있는데도 당내 계파 분란으로 오히려 국민 불신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대표의 리더십이 또다시 도마에 오른 셈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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