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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헤즈볼라 휴전 근접”… 일각선 신중론

입력 : 2024-11-26 20:11:29 수정 : 2024-11-26 20: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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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안보 내각서 승인 여부 결정
협상중재 美·佛 통해 결과발표 가능성
커비 “협상 궤적 긍정적 방향으로 진행”

이, 극우파 반발 커 타결까지 진통 예상
레바논 곳곳 폭격 지속 최소 31명 사망
美 당국자 “아직 골라인 넘어서진 못해”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 합의 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다만, 이스라엘 내부 극우파 반발 등으로 타결까진 진통이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휴전 회담에 정통한 이스라엘 당국자의 말을 인용,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르면 26일 안보 내각을 소집해 휴전 합의안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합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협상을 중재한 미국과 프랑스를 통해 결과가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 현지 고위 당국자가 내각이 26일 회의에서 휴전을 승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 EPA연합뉴스

중재를 맡았던 미국에서도 낙관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타결에) 근접했다고 믿는다”면서 “논의가 건설적이었으며 (협상 진행) 궤적이 휴전을 위한 올바르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휴전이 성사되면 작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계기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교전이 1년여 만에 멈추게 된다. 휴전 협정 초안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중화기를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레바논 리타니강 북쪽으로 이동시키는 등의 조치와 함께 60일간의 휴전 과도기를 갖는 것이 골자다. 이렇게 양측 모두 병력을 물려 공백지대가 된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 레바논군 수천 명을 추가로 투입, 유엔 평화유지군과 함께 더 이상의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합의안에는 양측의 이행 상황과 위반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미국 주도의 감시위원회 활동도 포함됐다.

 

결과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커비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우리는 가까운 지점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휴전 합의에) 도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종종 합의의 마지막 단계가 가장 어려운데, 가장 어려운 문제가 제일 끝에 남아 있기 때문”이라면서 합의 도달을 위해 아직 취해야 할 조치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와 인터뷰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골라인에 있지만, 아직 넘어서지 못했다”며 “이스라엘 내각의 승인이 필요한데 그때까지 항상 무언가 잘못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중부 페타티크바에서 구조대원들이 레바논에서 발사된 로켓 공격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신화뉴시스

이스라엘 내각 승인 과정에서 휴전을 원치 않는 극우파의 반발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스라엘 연정 내 대표적 극우인사로 꼽히는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헤즈볼라를 제거할 역사적일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며 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도 휴전 반대 측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헤즈볼라의 뒷배 역할을 해온 이란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공식 취임하면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에서 더 유리한 국면에 설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해 왔다. 이스라엘 측이 헤즈볼라가 휴전 협정을 위반하면 이스라엘이 자위권을 발동, 레바논에서의 군사작전을 재개할 수 있다는 조항을 합의문에 집어넣을 것을 주장해 왔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레바논 곳곳에서 헤즈볼라 시설물 등을 겨냥한 폭격을 이어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 남부 나바티예와 다히예, 동부 베카밸리와 바알베크 등 헤즈볼라 집행위원회에 속한 표적 약 25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로 인해 자국 내에서 최소 3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25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베이루트의 한 건물에서 짙은 연기와 불길, 파편이 치솟고 있다. AP뉴시스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은 이날 성명에서 “지난 몇 주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레바논군 소속 군인 45명이 사망하고 레바논군 건물과 자산이 파괴됐다”고 밝혔다. UNIFIL은 “레바논 영토에서 레바논군을 표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701호와 국제인도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것”이라며 “갈등 당사자들은 폭력이 아닌 협상으로 차이를 극복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개월간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총 370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총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20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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