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대한의학회·KAMC 여·의·정 협의체에서 나와야...의개특위는 허수아비 위원회”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여당이 주도하는 여·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는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에 “알리바이용 협의체에서 나올 것”을 요청했다. 의협 비대위는 더불어 정부가 구성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허수아비 위원회’라면서 “모순된 의료정책을 해결하려는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으면 필수의료는 갈수록 파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협 비대위는 전날 열린 ‘정부의 의료농단 저지 및 의료 정상화를 위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제2차 회의 결과에 대해 이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0월30일 여·의·정 협의체로 가장 시급한 민생과제인 의료대란 문제를 풀겠다고 말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정원까지 의제로 올리겠다며 의료계의 참여를 요청했다. 이후 한 대표는 여·의·정 협의체에는 제대로 참석도 하지 않더니 26일 경북 국립의대 신설을 강력하게 지지한다고 말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1차 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의협 비대위는 이어 “지역의료 살리기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들이 제대로 일할 수 있게 병원을 지원하고 충실히 만드는 것이지 의과대학 신설이 아니다”며 “한 대표의 발언은 여·의·정 협의체가 ‘알리바이용 협의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진정성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의협 비대위는 아울러 지난해 3월 대구가톨릭대병원에서 발생한 후두부 부종 환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정부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 데 대해 병원 측이 제기한 소송에서 최근 패소한 사례와 지난해 3·1절 연휴에 소장이 꼬인 신생아 응급환자를 외과의사가 응급수술한 병원에 10억원 배상판결이 난 사례를 언급하고 “보건복지부는 이런 핵심적 문제는 외면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들로 채운 대통령실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다”며 “허수아비위원회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다. 정부는 독의 밑바닥을 제대로 수리할 생각은 하지 않고 물을 부어 채우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의협 비대위는 이에 △대한의학회와 KAMC가 알리바이용 협의체에서 나올 것을 요청드린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구성한 허수아비위원회로 필수의료 파탄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정부가 모순된 의료정책을 해결하려는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필수의료는 갈수록 파탄 날 것임을 정부에 경고한다는 3가지 의결 사항을 밝혔다.

정재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