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사제가 3억원이 넘는 공금을 비공식 계좌로 빼돌린 의혹이 드러나 면직당했다.
1일 대한성공회 관계자에 따르면 성공회 서울교구는 사회·선교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신부 A씨가 비공식적으로 개설한 법인계좌로 공금 약 3억2천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파악하고 지난달 초 A씨를 면직했다. 징계 조치로서 파면한 것이라고 성공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성공회 측은 A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아울러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다른 비위가 있는지, A씨에 대한 관리·감독을 담당했던 다른 보직자가 연루된 것이 아닌지 등을 조사 중이다.
횡령 의혹은 김장환(60) 주교가 성공회 서울교구장으로 취임한 뒤 이뤄진 인사이동에 따라 교구 사무국 업무를 인수인계하던 과정에서 교구에 보고되지 않은 비공식 법인계좌 3개가 발견되면서 불거졌다.
A씨는 비공식 법인계좌로 빼돌린 자금 중 1억3천여만원 정도를 인출하거나 개인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서울교구는 파악했다.
그는 서울교구의 자체 조사가 시작된 뒤 빼돌린 돈을 반납했지만 3천여만원은 아직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성공회 관계자는 전했다.
성공회 관계자는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사제가 비위를 저지른 것에 대해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처리하기 위해서 특조위를 꾸렸다"고 말했다.
A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죄송하다. 전화하기 힘들다"고 말했으나 횡령 의혹을 인정하는지 여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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