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영어사전을 발행하는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올해의 단어로 ‘뇌 썩음(brain rot)’을 선정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옥스퍼드대가 온라인 콘텐츠와 같이 사소하거나 도전적이지 않은 물질의 과다 소비로 사람의 정신적 또는 지적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뇌 썩음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옥스퍼드대는 해당 단어가 “저품질 온라인 콘텐츠,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과도한 소비가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용어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스퍼드 랭귀지의 캐스퍼 그라스왈 사장은 “틱톡 등에서 젊은이들이 언어를 왜곡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많은 사람이 이 용어를 올해의 단어로 선택한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디지털 콘텐츠를 주로 사용하고 제작하는 Z세대(1997∼2006년 출생)와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도 이 단어를 쓰고 있다며 “SNS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이들이) 알고 있으면서 이를 풍자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옥스퍼드대에 따르면 뇌 썩음이라는 용어는 미국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1854년에 쓴 고전 소설 ‘월든(Walden)’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 소로는 영국 시민들이 복잡한 생각은 거부하고 단순한 사고만 하는 등 정신적으로 퇴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영국은 썩은 감자(potato rot)를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훨씬 더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뇌 썩음(brain rot)’을 치료하려는 시도는 왜 없는가”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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