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며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총리의 국정수습 담화 등과 관련해서는 ‘두 번째 내란(second act of insurrection)’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9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을 탄핵하고 정상적인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권력을 유지하는 한 다시 계엄령을 선포할 위험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된 바 있다. 탄핵소추안 가결을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2인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 대표는 “우리는 윤 대통령을 탄핵하고 정상적인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이 권력을 유지하는 한 다시 계엄령을 선포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함께 국정 운영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제2의 내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하는 것이지 국민의힘이 선출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여당의 탄핵 방탄에 대해 “야당이 필요한 것은 8명의 의원이 탄핵의 강을 건너는 것”이라며 “물이 한계를 넘으면 금방 넘친다. 여러분은 죽기보다 함께 살기를 선택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대해 “저는 극단적 당파주의자가 아닌 현실주의자"라고 밝혔다.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과 성남시장 시절 청년기본소득을 비롯한 진보적인 정책 등과 관련해 ”어떤 사람들은 제가 ‘한국의 트럼프’ 같다고 말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우크라이나전을 종식시키고 북한과의 관계를 다시 맺으려는 트럼프 당선인의 입장에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그는 “외국에 대한 원조는 국가 안보 위협”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은 다른 사람들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일을 시도했다. 우리는 매우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긴장 고조”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WSJ은 윤 대통령의 탄핵 위기 속에서 이 대표가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을 전망했다.
WSJ은 이날 발표된 차기 대통령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가 약 52%의 지지를 받은 점을 받았다는 점을 거론하면서도 “이 대표는 지난달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10년간 공직에 출마할 수 없다”고 했다. WSJ은 이어 “이 대표는 다시 대통령직에 도전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8일 함께 국정을 챙기겠다는 담화를 발표한 데 대해 비상 계엄에 이은 “제2의 내란”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날 보도된 아사히신문과 단독 인터뷰에서 국민이 대통령에게 맡긴 권력을 사유화해 대행시키는 것은 헌정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이며 헌법과 법률에 명시되지 않은 행위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인터뷰는 전날 진행됐으며, 시점은 한 총리와 한 대표가 전날 만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정국 수습 방안을 발표한 이후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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