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사퇴론·대선 불출마론 선 그어
친윤·친한 전면전… 두 동강 나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2일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밝히자 곧바로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와 중진 의원들은 “배신의 정치”, “비겁한 정치”, “사퇴하라”라며 집단 반발했다.
5선 중진 윤상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윤 대통령이 국정 안정화 방안을 ‘당에 일임’한 것은 당대표에게 일임한 것이 아니라 당 최고위원회, 의원총회, 또 여러 원로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수습방안을 모색하라는 의미”라며 “당에서 격론 끝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정 안정화 로드맵을 만들고 있는 와중에 당대표가 또 다른 입장을 발표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왜 이렇게 오락가락하는 것이냐”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이어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우리 스스로 탄핵하는 것은 비겁한 정치”라며 “나 살자고 대통령을 먼저 던지는 것은 배신의 정치”라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지금 윤 대통령을 탄핵하면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에 정권을 헌납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을 탄핵할 때가 아니다. 지금은 당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국정 안정화 로드맵을 완성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직무정지가 필요하다”며 “탄핵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뒤이어 열린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선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대해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며 제명·출당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친윤계는 당 혼란상의 책임을 물어 한 대표 사퇴론을 띄우겠단 태세다. 친윤 초선 강명구 의원은 “무엇을 자백했단 말씀이냐. 그냥 (연단에서) 내려와라”고 소리쳤다. 한 대표가 “말하지 말고 일어나서 얘기해라”고 하자 임종득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못 일어날 것 같아? 이 자리가 무슨 자리에요”라고 따졌다. 장내에선 “사퇴하라”는 고성도 나왔다.
한 대표가 “지금 못 보신 분은 담화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보라. 대표에게 그렇게 소리 지르면서 말하지 말라”고 응수하자, 이상휘 의원이 손을 들고 일어나 “오늘 (대통령) 담화 다 들었다. 여기에 각자 의원들이 가진 생각이 많다. (당대표가) 사감, 주관적인 입장을 지금 얘기하면 안 된다”고 맞받았다.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은 “우리 당 의원들 누구도 비상계엄에 동조하거나 참여한 사람이 없는 거로 안다”며 “수사 결과도 발표되지 않고 재판 진행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부적절한 행위, 일부 실정법 저촉되는 부분 있지만, 내란죄 단정은 서두른 감이 있지 않나”고 항의했다.
그러나 한 대표는 대표직 사퇴에 선을 긋고 당권 싸움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향후 계파 갈등이 폭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는 14일 탄핵안이 통과되면 당대표직 사퇴를 검토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저는 직에 연연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그런 생각으로 일해왔는데 어떤 것이 진짜 책임감 있는 일인지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사태 해결을 위해 대선 불출마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지적에도 “저는 지금 상황을 수습하고 해결하는 일이 너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진짜 책임감을 보이는 게 어떤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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