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높은 사례도 ‘옛말’…시험 인기 지속 가능할까
'어른들의 수능'이라 불리며 큰 인기를 끌었던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가 최근 급감하고 있다. 대출 규제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와 공인중개사 공급 과잉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26일 치러진 제35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 총 15만 4699명이 응시했다.
이는 지난해(20만 59명)보다 4만 5000여 명 감소한 수치다. 특히 2022년(26만 4394명)과 비교하면 응시자가 무려 11만 명 가까이 줄었다.
응시자 수가 2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며, 2016년(18만 3867명) 이래 가장 적은 수치다.
응시자 감소와 함께 합격자 수도 줄어들었다. 지난 2021년과 2022년에는 26만~27만여 명이 응시해 각각 2만 6915명과 2만 7916명이 합격했지만, 올해는 1만 5301명에 그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 과잉으로 인해 '예전만 못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험에 대한 관심이 감소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도 공인중개사 시험 열기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는 부동산 거래량과 연관이 깊다. 부동산 경기가 활황일 때는 거래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험 응시자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던 2017년 이후 응시자 수는 꾸준히 늘어 2021년에는 역대 최대인 27만 8000여 명을 기록했다. 반면 시장 침체기였던 2013년에는 응시자 수가 10만 2000여 명까지 감소한 바 있다.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 열기도 식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서울대 출신 방송인 서경석이 2021년 공인중개사 시험에 재도전해 합격한 사례는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다. 서경석은 개그맨 이경규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당시를 회상하며 “내가 시험을 보던 해에는 응시자가 40만 명에 달했었다”고 밝혔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본 이유에 대해 그는 "홍보를 맡은 회사의 시험이었고, 시험이 얼마나 어려운지 직접 경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6과목 중 5과목이 법인데 하다 보니 눈물이 날 정도로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공급 과잉으로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가 급감한 가운데, 향후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응시자 수의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시장이 반등하지 않는 한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의 인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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