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비위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18일 진천선수촌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날 오전 진천선수촌에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이 회장의 직원 채용 비리 및 제3자 뇌물 수수 등 혐의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지난달 10일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비위 여부 점검 결과를 발표하고, 직원 부정 채용, 물품 후원 요구(금품 등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등의 사유로 이기흥 회장 등을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점검단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선수촌 훈련 관리 담당 직원으로 자기 딸의 대학 친구를 부당 채용한 것으로 조사됐고, 이 회장 승인 하에 선수촌의 한 고위 간부가 일부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제공할 물품 비용을 특정 종목 단체 A회장에게 대납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회장과 오랜 친분이 있는 A회장은 올해 초 이 회장에게 파리올림픽 관련 주요 직위를 맡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고, 그는 실제 희망했던 직위를 맡았으며 물품 구매 비용으로 약 8000만원을 대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장은 체육회 마케팅 수익 물품 중 휴대전화 20대를 포함한 약 6300만원의 물품을 회장실로 배당받아 배부 대장 등에 기록하지 않고 지인 등에게 무단으로 제공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체육회는 점검단의 이러한 발표 등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체육회는 혐의에 관한 엄정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향후 조사에서 적극 협조를 약속했다. 특히 당시 점검단 발표가 이 회장을 비롯한 종목단체장의 연임 심사를 앞두고 이뤄진 데 대해 ‘불법적인 선거 개입’이라는 의구심도 드러냈다.
체육회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이 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의 직무 정지에 불복해 낸 집행정지 신청마저 서울행정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그의 3선 도전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일부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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