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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라도 해야"…논란의 '대왕고래' 산유국 꿈 안겨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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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2-21 11:00:58 수정 : 2024-12-21 11: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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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 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깜짝 발표부터 액트지오 자격 의혹으로 시끄러웠던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시추 작업 개시 당일에도 인근 어민 보상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에너지 안보 등을 생각하면 정권을 가리지 않고 추진돼야 할 일이기 때문에 "빚을 내더라도 중단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예산 삭감과 탄핵 정국을 딛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될지 관심이 모인다.

 

21일 석유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호는 전날(20일) 포항 앞바다에서 약 40㎞ 떨어진 대왕고래 구조에서 탐사시추에 돌입했다.

 

지난 9일 부산에 입항한 웨스트 카펠라 호는 기자재를 선적한 뒤 지난 17일 시추 장소에 도착했다. 이후 인근 해저면 시험 굴착 등 준비 작업 후 시추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발표부터 수많은 의혹과 논란에 시달렸다.

 

우선 윤 대통령이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발표한 직후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액트지오 규모가 작아 신뢰성이 의심이 간다거나 세금 체납으로 법인격을 상실한 상태였던 시기가 있다는 점 등이 지적됐다.

 

액트지오 고문이던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와 논문 공동저자였던 데이비드 모릭 교수가 액트지오의 자료 분석 결과를 검증한데다가 석유공사 동해탐사팀장이 데이비드 모릭 교수로부터 지도를 받았다는 '지인 논란'도 일었다.

 

당초 대왕고래 프로젝트 탐사자원량은 35억~140억 배럴이었는데 이에 대한 홍보 전략도 비판을 받았다.

 

처음에는 '최대 140억 배럴' 위주로 설명했다가 '최소 35억 배럴'로 방향을 수정하면서 초기에 탐사자원량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은 것이다.

 

이외에도 시추에 따른 지진 발생 가능성이 있다거나 근처 어민들의 어획량 감소 등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결국 야권은 대표적인 '윤석열표' 사업이 된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을 전액 삭감한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당초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예산 심사 과정에서 정부 제출안 대비 예산을 50억원 삭감하는 대신 1차 시추 이후 경제성이 없으면 2차 시추부터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는 것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단계에서 야권이 대왕고래 프로젝트 출자금 명목으로 편성된 497억원을 전액 삭감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가스전 사업의 경우 산자위에서 예산을 잘 만들어줬는데 예결위 단계에서 갑자기 삭감되면서 상당히 곤혹스러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계약 파기 시 내야 하는 위약금 등을 고려하면 예산 삭감에도 사업을 계속해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산 삭감뿐 아니라 계엄 사태에 이은 탄핵 정국 역시 사업 진행에 부담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포항 어민들은 시추 작업 개시에 맞춰 해상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포항시 구룡포 홍게·선주협회 어업인 300여명이 20일 조업 성수기와 시추 기간이 겹쳐 조업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며 피해 보상을 촉구하면서 선박 47척을 이끌고 시추선을 둘러싸며 해상시위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빚을 내서라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안 장관에게 "생 빚을 내더라도 진행하는 일을 중단하면 안 된다. 부족한 돈은 나중에 다른 방법으로 예산 지원을 받더라도 흔들리지 말고 진행해야 한다"며 "국가 대계를 좌우하는 일이기 때문에 굳센 의지로 중립을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 발표 배경에 정부 지지율을 반등하기 위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이 나온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물"이라며 "정치적인 목적이 있었다면 총선 전에 발표했어야 했는데, 총선이 끝난 뒤 발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혀 정치적인 목적이 없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논란 끝에 시작된 시추 작업은 향후 40~50일 간 진행될 예정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시추작업이 종료된 뒤에는 시추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해 내년 상반기 중 1차공 시추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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