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M 낮은 음악, 운전자 심박수 안정시켜…비교적 차분한 상태 유지”
#1.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작년 겨울,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함께 강원도로 여행을 떠났다. 눈이 내린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김 씨는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며 크리스마스 캐럴 재생 목록을 틀었다.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흘러나오는 동안, 김 씨는 자신도 모르게 속도를 올리며 신나게 운전했다.
하지만 고속도로의 일부 구간이 얼어붙어 있었고,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 중 차량이 미끄러지면서 가드레일에 부딪힐 뻔했다. 그는 "평소보다 무의식적으로 속도를 높였던 것 같다"며 "음악이 운전에 이렇게 영향을 미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2. 40대 운전자 이모 씨는 비슷한 겨울날 제주도로 가족 여행을 가기 위해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 씨는 도로 상황을 고려해 빠른 비트의 음악 대신 차분한 클래식 음악을 재생했다.
"Canon in D"와 같은 느리고 고요한 곡을 들으며 운전한 그는 “음악 덕분에 운전 내내 안정감을 느꼈다”며 “미끄러운 구간에서도 속도를 적절히 조절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도로가 얼어 있던 구간에서 서행하며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3. 20대 대학생 정모 씨는 겨울 방학 동안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다. 고속도로에서 신나는 플레이리스트를 틀어 분위기를 띄우던 그는 호세 펠리시아노의 "Feliz Navidad"가 나오는 동안 차량 속도를 더 높였다. 갑작스러운 급정거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늦게 밟아 앞차와 경미한 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정 씨는 “음악에 몰입하다 보니 주변 상황을 놓쳤다”며 “다음부터는 운전할 때 더 신중하게 음악을 선택할 것”이라고 후회했다.
미끄럽고 얼어붙은 고속도로를 달릴 때 어떤 음악을 듣느냐가 운전 안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에 많이 들리는 캐럴들이 위험 요소로 지목되며 이목을 끌고 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남중국공과대학교 연구진은 분당 박자수(BPM)가 120을 초과하는 음악이 운전 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빠른 비트의 음악은 운전자의 심박수를 높이고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어 사고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크리스마스 캐럴 중에서도 BPM이 높은 곡들을 분석해 위험 순위를 매기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빠른 비트의 음악이 운전자의 아드레날린 분비를 자극해 흥분 상태를 유도한다고 경고한다.
이는 무의식적으로 가속 페달을 더 강하게 밟게 하고, 제한 속도를 초과하거나 도로 상황을 무시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미끄러운 도로에서는 이러한 상태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BPM이 낮은 음악은 운전자의 심박수를 안정시키고, 차분한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도로 상황에 대한 인식력을 높이고, 돌발 상황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문가들은 BPM 60~80 사이의 음악이 장거리 운전이나 복잡한 도로 상황에서 유용하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연말에는 축제 분위기를 즐기며 듣는 음악이 기쁨을 줄 수 있지만, 에너지가 높은 곡은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미끄러운 도로에서는 BPM이 120을 초과하지 않는 음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로 위 안전을 위해, 차분하고 안정적인 리듬의 음악을 통해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도 안전한 운전을 실천하길 권장하고 있다.
이 사례들은 음악이 운전자의 심리와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빠른 비트의 음악은 심박수와 흥분 상태를 높여 사고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반면, 차분한 음악은 안전 운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도로 상황이 나쁜 겨울철에는 특히 BPM이 낮은 음악을 선택해 운전자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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