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억 '원베일리' 전액 현금 매수...1999년생
전문가 "강남, 똘똘한 한채 쏠림 매수 지속"
최근 2030세대의 젊은 자산가, 이른바 '영리치(Young Rich)'가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101㎡는 지난 10월 14일 63억원(17층)에 1999년생 A씨가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별도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지 않아 63억원 전액 현금으로 거래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평수 기준 가장 최근 거래가 지난달 23일 66억5000억원(10층)에 거래된 것을 보면 한 달만에 3억5000만원이 뛰었다.
실제 반포 지역의 부동산 관계자 B씨는 이날 "올초부터 외지에서 자산가들의 문의가 급등했다"며 "의외로 20대나 30대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 용산구 '한남더힐'도 전용 233㎡가 지난 1월 9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주택을 매수한 사람은 1998년생으로, 이 경우에도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아 전액 현금 거래로 추정된다.
지난 2월 80억원에 거래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196㎡ 매수자 역시 30대 초반(1992년생)으로 젊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코인이나 스타트업, 사업을 통해 돈을 번 젊은 자산가들 혹은 증여받은 사람들이 반포, 압구정, 청담 등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지역에 투자를 분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강남 신축'과 '똘똘한 한채'에 몰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김 소장은 "예전에는 지방에 땅 투자도 했겠지만, 이제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채라도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 가운데, 20~40대를 영리치로 분류한 바 있다.
2022년 기준 영리치의 1인당 평균 총자산은 약 67억원으로, 이 중 부동산이 33억원으로 총 자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나머지는 금융자산이다.
특히 영리치의 87%가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는 각자 1.6채씩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대형 아파트 보유율이 가장 높고, 다음은 중소형 아파트와 토지, 상가, 오피스텔 순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자수성가형 영리치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상속·증여를 통한 영리치가 더 많다. 가족으로부터 상속과 증여를 받은 영리치의 총자산은 평균 12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근로소득이 주요 원천인 영리치는 평균 자산 39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사업소득을 기반으로 재산을 형성한 영리치는 총자산이 평균 70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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