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 쌍용동에 위치한 ‘마이마트’ 단골 박정옥(63)씨의 말이다.
매장면적이 1000㎡(300평)가 채 안되는 천안시내의 자그마한 동네마트가 신선한 상품·착한 가격·친절과 소통으로 대형마트와의 경쟁을 뚫고 골목상권을 지키고 있다. 인구 66만명의 천안은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코스트 등 대형마트 9곳에 갤러리아·신세계 백화점 식품관 2곳이 있어 인구대비 대형마트가 아주 많은 곳이다. 천안시는 다수의 대형마트 진출로 재래시장과 골목상권이 크게 위축되자 한달에 두 번 대형마트 강제 휴무 제도를 운영할 정도로 대형마트 매출이 많다. 여기에 전자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동네마트와 골목상권 경영 위기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어 ‘마이마트’의 성공사례는 더욱 돋보인다. 대형마트 시장잠식을 뚫은 마이마트의 성공을 두고 시민들은 ‘동네마트의 역습’이라며 함께 즐거워하고 있다.
문을 연지 19년 된 마이마트는 쌍용동 일성아파트 부근에 위치하고 있다. 오후 5시쯤 마트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북적 거린다. 이곳 마트 반경 1km 내 주민들은 마트를 방문하여 상품을 직접 보고 고른 뒤 3만원 이상 구매시 이용할 수 있는 배달서비스를 활용하여 집으로 돌아간 뒤 편안하게 상품배송을 받는다. 온라인 배달 주문이 어려운, 연령대 높은 거주자가 많은 쌍용동 주민들의 취향을 저격한 부분이다. 넓은 주차장이 있지만 주민들은 산책삼아 걸어서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마이마트 성공은 대표 안기우(61)씨와 아들 재현(28)씨의 부지런한 땀방울에서 시작됐다. 아버지와 아들이 매일밤 11시부터 다음날 6시까지 노량진 수산시장,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등을 다니며 신선한 상품을 직접 골라 사 온다. 신선하고 질 좋은 상품을 주민들에게 값싸게 공급할 수 있는 비결이다.
직원들의 친절과 주민들과의 소통은 또다른 성공비결이다. 30여명의 직원들은 단골 손님들의 얼굴을 대부분 기억하며 친근하게 인사와 대화를 나누며 물건 구매를 지원한다. 마트를 이용하는 주민들끼리도 서로 아는 사이가 많아 마이마트에서는, 마치 시골 장날 친구나 지인을 만나 안부를 붇고 얘기하는 것과 같은 분위기가 있다. 쌍용1동 주민 이정숙(62)씨는 “장을 보러 나오기도 하지만, 시골 장 구경 가서 친구들 만나는 것처럼 특별히 살 물건이 있지 않아도 하루에 한두번씩 들리는 사람들도 많다”며 “신선하고 좋은 야채나 생선 과일이 들어오면 동네 지인들 사이에서 휴대폰을 통해 금방 정보가 퍼져 불티나게 물건이 팔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쌍용1동 주민들은 아주 가까운 곳에 유명 대형마트가 있지만 대다수가 마이마트에서 장을 본다”고 귀뜸했다.
철저한 상권 특성 분석과 신선한 제품 공급으로 대형마트 못지 않은 매출을 매년 올리고 있는 안씨 부자(父子)는 기부천사다. 해마다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행정복지센터에 후원하여 취약계층에게 나눠줘 왔다. 올해는 현금 1000만원을 쌍용1동 이정우 동장을 통해 천안시복지재단에 기부했다.
이정우 동장은 “처음 동장으로 발령받았을때 끊임없이 마이마트를 드나드는 주민들을 보면서 마트 안에서 무슨 특별한 행사가 있는것으로 생각했었다”며 “매일 똑같은 풍경이 반복돼 알아보니, 좋은 품질의 식자재를 착한 가격에 판매하는 마음 따뜻한 사장님이 있는 곳이어서 주민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마음에 잔잔한 감흥이 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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