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목표’ 업계보다 5년 앞당겨
2030년까지 친환경 전환에 14조 투자
LNG 추진 컨테이너선 등 순차 도입
기존 선박엔 탄소 배출 저감 기술 적용
‘선박용 탄소 포집 시스템 실증’도 진행
효과적 온실가스 저감 수단 확보 기대
국내 1위 세계 8위 종합 해운물류 기업 HMM이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컨테이너선부터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까지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인 선박을 순차적으로 도입하며 ‘친환경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HMM은 2030년까지 친환경 전환에 14조원가량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해운업계 목표 달성을 넘어 친환경 해운사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HMM은 친환경 경쟁력 강화 방안을 다양하게 추진 중이라고 7일 밝혔다.
이를 위해 HMM은 지난해 9월 열린 ‘2030 중장기 전략 설명회’에서 ‘2045 넷제로(탄소중립)’ 선언을 발표했다. 이는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해운업계의 목표를 5년 앞당긴 것으로, 세계적 친환경 행보를 선도하겠다는 회사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김경배 HMM 사장은 당시 설명회에서 “2030년에는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해운업계 최대 화두인 환경 이슈를 해결하고 친환경 해운회사로 연상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금액 60% 이상 친환경에
HMM은 먼저 14조4000억원을 친환경 경영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컨테이너 사업부문에 11조원을 투자해 현재 90만TEU(1TEU=20피트 길이 표준 컨테이너 1개) 수준의 선복량을 155만TEU(약 130척)까지 늘리고 이 중 35% 이상을 저탄소·무탄소 등의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한다.
벌크 사업부문은 2030년까지 5조6000억원을 투자해 42척 수준의 선대를 110척까지 늘려 친환경 에너지 수송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2045 넷제로 달성을 위한 HMM의 행보는 다각적이다.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도입한 LNG 추진 컨테이너선 ‘HMM 오션호’와 ‘HMM 스카이호’의 명명식을 가졌다. 해당 선박들은 내년 1월부터 본격 운항할 예정으로, 기존 선박 대비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을 각각 30%와 85%, 황산화물과 미세먼지는 99% 감소시켜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친환경 선박이다.
기존 선박에 대한 탄소 배출 저감 기술 도입에도 투자한다. HMM은 지난해 9월 GS칼텍스와 협력해 국내 최초로 바이오 선박유 시범 운항을 개시했다. 바이오 선박유는 바이오디젤과 기존 선박유를 혼합한 연료로 엔진 개조 없이 사용이 가능하며 약 24%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HMM은 지난해 컨테이너선 운항에 바이오선박유를 사용함으로써 얻은 온실가스 감축량의 국제 표준인 스코프3(Scope3) 권리를 이케아에 넘길 예정이다. 이를 통해 줄어드는 온실가스는 약 1만1500t가량으로 추산된다.
◆OCCS, 화물최적화 등 다각적 탄소절감 노력
HMM은 삼성중공업, 한국선급, 친환경설비 전문기업 파나시아 등과 업무 협약을 맺고 ‘선박용 탄소 포집 시스템(OCCS)’ 실증도 진행 중이다. 이는 선박 운항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선박 내 포집 후 액화 저장해 배출을 방지하는 시스템으로 HMM이 국내 최초로 22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몽글라호’에 설치해 운항 중 온실가스 감축량, 선박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 중이다. HMM은 이번 OCCS 실증 테스트를 통해 유용한 온실가스 저감 수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HMM은 항로, 속도, 화물적재 등을 최적화하는 운항 기술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 HMM은 이를 위해 2020년 국내 최초로 선박 종합상황실을 구축하기도 했다. 선박 종합상황실은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선박의 운항 효율을 분석, 개선안을 도출하여 온실가스 저감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HMM의 친환경 노력은 이미 결실을 보고 있다. 1개의 컨테이너를 1㎞ 옮기는 데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이 2010년 68.70g에서 2023년 24.85g으로 70%가량 줄었다는 것이 HMM의 설명이다.
HMM은 지속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비롯해 선진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체제를 갖추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대한민국 대표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HMM 관계자는 “친환경 연료 도입, 운항 기술 고도화 등 기존 스코프1(직접 배출), 스코프2(간접 배출, 통제 범위 내의 탄소)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이어, 스코프3(간접 배출, 통제 범위를 벗어난 탄소)까지 범위를 확대해 2045 넷제로 달성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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