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일부 국가에서 유행하고 있는 ‘사람 메타뉴모 바이러스’(HMPV) 감염증 환자가 국내에서도 증가세다. 아직은 평년보다 큰 유행 등 특이동향은 관측되지 않았지만 최근 4주간 HMPV 검출율이 2.1%포인트 올랐고, 입원 환자의 절반가량이 0∼6세 아동이라 당국은 손씻기, 기침예절, 호흡기증상시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 준수를 강조했다.
◆HMPV 4주간 증가, 입원환자 절반 0∼6세
8일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 표본감시 결과 49주차(12월1~7일)에 83명에 불과했던 HMPV 국내 입원환자는 50주차 82명, 51주차 144명을 거쳐 52주차(12월22~28일)에 180명으로 증가했다.
4주간 입원환자 489명 중 0∼6세가 절반에 가까운 48.5%(237명)를 차지하고, 65세 이상 20.4%(100명), 7∼12세 18.2%(89명), 50∼64세가 5.7%(28명)의 순으로 발생했다.
국내 병원체 표본감시 결과에서도 최근 4주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율이 가장 증가한 가운데, HMPV 검출율도 49주차 3.2%에서 52주차 5.3%로 2.1%포인트 증가했다. HMPV의 49∼52주차 검출율을 보면 2020∼2022년엔 2.1%였고, 2023년에는 0.9%였다. 예년에 비해 검출율이 크게 높은 것이다.
◆“감기와 유사, 세계적 특이동향 없어”
질병청은 “최근 국외에서 발생증가가 보고되는 HMPV는 전세계적으로 흔한 바이러스로, 국내에서는 2014년부터 제4급 급성호흡기감염증 표본감시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감시해왔다”며 “국내 발생 상황 등을 매주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코로나 19 대유행기를 제외하면, HMPV는 매년 어린이와 노약자를 대상으로 일정 수준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로, 5세 이하 소아의 호흡기 감염 중 2~3%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질병청에 따르면 HMPV는 호흡기 비말을 통한 직접전파와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이나 오염된 물건의 접촉 등 간접전파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된다. 감염 시 발열, 기침, 가래, 콧물, 코막힘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고, 심하면 세기관지염, 폐렴 등 하기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해열제나 수액 등의 대증치료를 실시한다.
질병청은 “일부 국가에서 HMPV 병원체 검출률의 증가가 확인되지만 유의할만한 특이 동향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12월 27일 국가질병통제국 기자회견 중 중국 급성 호흡기감염증 감시 결과와 겨울철 감염증 유행 전망 등을 언급하면서 인플루엔자, 마이코플라즈마균 감염증이 유행하는 가운데 14세 이하에서 HMPV 감염증이 증가하는 상황을 공유했으나, 중국에서 올해는 예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감염증이 유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인플루엔자가 크게 유행하는 상황에서 호흡기 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에 이어 사람 메타뉴모 바이러스(HPMV) 감염증도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인 주의가 요구된다”며 “외출 전·후 손씻기, 기침예절 실천, 호흡기 증상 발생 시 마스크 착용, 2시간마다 10분 이상 실내 환기 등 기본적인 호흡기감염병 예방 수칙 실천”을 당부했다. 이어 “영유아 보육시설 등에서 동절기 호흡기감염병 집단발생 예방을 위해 호흡기 증상이 있는 직원 및 영유아의 등원 제한, 규칙적인 환기, 마스크 착용, 개인물품의 공동사용 금지 등 감염관리 원칙을 준수해 달라”며 “호흡기 증상이 있을 경우 필요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등 호흡기 감염증 예방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감염병 예방 수칙
○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받기
- 해당 대상자는 접종 시기에 맞춰 접종하기
○ 올바른 손씻기의 생활화
-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씻기
- 외출 후, 식사 전·후, 코를 풀거나 기침·재채기 후, 용변 후 등
○ 기침 예절 실천하기
① 기침할 때는 휴지나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하기
② 기침 후 반드시 올바른 손씻기 실천
③ 호흡기 증상이 있을 시 마스크 착용
④ 사용한 휴지나 마스크는 바로 쓰레기통에 버리기
○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 실내에서는 자주 환기하기
○ 발열 및 호흡기증상이 있을 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적절한 진료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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