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 뒤 정점”… 코로나도 4주 연속 증가
국내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폭증하고 있다.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환자는 지난해 49주차(12월1∼7일) 7.3명이었는데, 4주만에 99.8명으로 13.7배 폭증했다. 정부는 고령자와 임신부, 어린이 등 고위험자의 경우 독감 백신을 접종할 것을 당부했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2024년 12월30일~2025년 1월5일) 표본감시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인 의심환자 수는 99.8명을 기록했다. 전주의 73.9명보다 1.4배 늘었고, 4주 전에 비하면 13.7배 늘어난 것이다. 이미 지난주에도 2016년(86.2명)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환자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독감으로 입원하는 환자도 늘어 지난해 연초의 795명(표본 의료기관 기준)에서 올해 1452명으로 1.8배 수준이다. 특히 13~18세 청소년층에서 1000명당 177.4명, 7~12세에서 161.6명으로 학령기 아동·청소년층이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열린 ‘3차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회의’에서 “기온이 큰 폭으로 내리고 인플루엔자가 예년에 대비해 크게 유행하는 가운데 다양한 호흡기감염병 동시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유행세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독감이 유행하지 않으면서 항체가 없는 사람이 지역사회에 많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가 잦아들고 2022년 9월부터 22개월간 독감이 유행했는데도 그간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게 질병청 설명이다. 또 지난해 10월 이후 연말까지 기온이 예년보다 높다가 최근 갑자기 떨어진 데다 인플루엔자 세부 유형 중 A(H1N1), A(H3N2)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 중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독감이 조만간 정점을 지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지 청장은 “과거 동절기 인플루엔자 유행 추세가 겨울방학 직전 정점을 기록한 후 방학이 시작되는 1월 이후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1∼2주 이후 유행의 정점을 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감 외에 다른 호흡기감염병 환자도 증가세다. 코로나19 입원환자는 지난해 8월 정점 이후 계속 감소하다 최근 4주간 증가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입원환자는 최근 9주간 늘다가 지난주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환자가 34% 많다.
정부는 백신 접종이 독감 감염 예방에 확실히 효과가 있다며 어르신, 임신부, 12세 이하 어린이들은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접종에 참여하라고 밝혔다.
지 청장은 “3주 앞으로 다가온 설 연휴를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손 씻기, 기침 예절, 환기와 같은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을 각별히 준수해달라”고 강조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