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알았다~ 가자”…‘샌드위치’ 10개 만든 이유

윤상현 “윤 대통령, 모든 것 각오한 상태였다”

이수정 “집행과정서 무력 사용해 시민들 다쳐”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직전, "정권 재창출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며 여당 인사들을 위로하고 각오를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위해 직접 샌드위치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윤 대통령 관저를 찾은 국민의힘 의원들과 원외당협위원장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당 지지율을 언급하며 "나는 가지만 정권 재창출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당 인사들에게 미안함을 표하며 "감옥 안에 들어가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5월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통령의 저녁 초대’ 출입기자단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출입기자에게 김치찌개를 배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당의 29차례에 걸친 탄핵 시도에 대해서는 "이유 없는 탄핵소추가 너무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관저 앞 유튜브 생중계에서 많은 20대 시민들이 모인 모습을 보고는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고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유튜브 채널 고성국TV와의 전화 연결에서 "윤 대통령이 아침에 샌드위치 10개를 만들어 변호인단에 주셨다"며, "그 모습에서 대통령의 의연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새벽 1시경 잠들었다가 2시 30분경 일어나 변호인단과 함께 밤을 새웠다고 한다.

윤 대통령 관저에는 체포 직전까지 국민의힘 의원 약 20명과 원외당협위원장 약 20명이 모여 있었다. 윤 의원은 "울면서 큰절하는 분도 있었고, 대통령께서 등을 두드리며 위로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출석은 하지만 유혈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가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 33분 공수처에 의해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공수처 영상녹화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체포 당시 윤 대통령은 "알았다, 가자"라는 짧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은 모든 것을 각오한 상태였다"며 "진술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서는 "잠이 부족하고 시장할 것"이라며, 공수처가 최대한 예우하며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조사를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의왕=연합뉴스

한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국민의힘 경기 수원정 당협위원장)는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공수처와 경찰의 무력 사용으로 시민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권력 집행 과정에서 무력까지 사용해 시민들이 다쳤다"며, "오늘 새벽의 일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어 "30여 건의 탄핵과 다수의 폭거로 인한 대통령의 계엄과 국정 혼란을 겪었다"며, "다음 선거에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의의 경쟁이라는 생각이 어리석었다"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김현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