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간송미술관이 16일 개관 이후 처음으로 상설 전시회를 개막했다.
지난해 9월에 시작해 12월 성황리에 막을 내린 개관전 '여세동보(與世同寶·세상 함께 보배 삼아)'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는 간송 전형필 선생이 우리 역사에 대한 자긍심으로 수집한 국보 3건 6점을 비롯해 회화(산수화·풍속화), 서예, 도자 등 대표 소장품 총 39건 52점을 선보인다.

5월까지 열리는 이번 상설전에는 조선시대 회화사를 대표하는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등 삼원(三園)과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 관아재 조영석 등 삼재(三齋)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가운데는 정선의 '금강전도', 우리나라의 제일가는 손(本國第一手)으로 불리는 이징의 '금니산수도', 화려한 색채와 도시적 세련미로 대중적 관심과 사랑을 받는 신윤복의 '혜원전신첩', 김홍도의 '백매'도 포함됐다.
또 단아하고 기품 있는 궁체로 쓰여 정조의 지극한 효심과 혜경궁 홍씨의 애틋한 모성애를 엿볼 수 있는 혜경궁의 '서간', 정조의 어제시인 '정혜공연시연시'를 비롯해 안평대군, 선조, 흥선대원군 등 조선 왕실 명필들의 글씨 8점(7건)도 함께 공개됐다.

도자로는 고려와 조선을 대표하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과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 등 약 20점을 선보인다. 두 작품은 간송 소장품의 대표 작품으로 1935년 간송이 일본인에게 당시 기와집 20채 가격에 달하는 2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1938년 간송이 직접 주문해 제작한 목재 진열장을 통해 소개한다.
대구간송미술관은 내년 하반기에 삼성문화재단과 공동 기획으로 겸재 정선 전시회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 2004년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개최한 '대겸재전' 이후 처음 열리는 겸재 정선전으로 정선의 대표작 120여 점이 전시한다.
전인건 관장은 "이번 상설 전시를 통해 간송 전형필 선생의 문화보국 신념이 깃든 우리 문화유산 고미술을 늘 가까이에서 접하며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긍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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