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강성 지지자들의 사법부 공격이 격화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7일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를 살해하겠다는 협박 글을 신고받고 해당 글의 진위와 작성자를 추적하고 있다. 전날 윤 대통령 체포적부심 청구가 기각되자 심사를 담당한 소 판사를 출퇴근길에 살해하겠다는 글이 온라인상에 올라왔다.
윤 대통령을 둘러싼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오면서 ‘판사 마녀사냥’이 등장하고 있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서부지법에서 발부받자 영장전담판사인 이순형 부장판사의 신상이 온라인에 공유되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그를 비판하는 글이 쇄도했다.
사법부 공격은 헌법재판소도 피해 갈 수 없었다. 3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준비기일에서 검찰·경찰·공수처의 수사기록을 확보해 달라는 국회 측의 요청을 재판부가 받아들이자 이후 헌재에는 ‘이미선 아웃(OUT)’이 적힌 팻말이 등장했다. 변론준비기일을 맡은 수명 재판관은 정형식 재판관도 함께 있지만 이 재판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하는 등 진보 성향으로 알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사태 핵심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법관을 상대로 소송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전 장관 측은 비변호인 접견과 서신을 금지한 검찰의 처분이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를 심리한 소 판사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국회 측의 검찰·경찰·공수처 수사기록 확보해달라는 국회 요청을 받아들인 이 재판관에 대해선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강성 지지자의 사법부 공격은 좌우를 가리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중앙지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을 때도 지지자로 보이는 이들 사이에서 “판사가 누구냐”라는 항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해당 사건 재판장인 한성진 부장판사에 대한 비난 글도 온라인에 여럿 등장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