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입지 굳히기·尹 정당성 박탈 전략
민주 “ 추혜선 등 前 정의당 의원 3명 입당”
“윤석열 대통령이 쓰던 구호면 어떻습니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2일 ‘윤석열’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12일 만에 입에 올렸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한 차례 언급한 이후 당 최고위원회의, 서부지법 난동 사태 입장 발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등 공식 석상에서 단 한 차례도 윤석열이라는 이름을 언급하지 않다가 이날 처음으로 윤 대통령을 언급했다. 이 대표는 당초 모두발언에서도 윤 대통령을 언급하지 않았다가 공개회의가 끝나기 직전 예정에 없이 당 백드롭(배경막)의 문구가 윤석열정부 구호와 같다는 언론보도에 해명하면서 윤 대통령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체포, 탄핵심판 등 사상 초유의 과정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것을 넘어 열흘 넘게 윤 대통령 이름 자체를 언급하지 않는 것은 조기 대선 국면에서 차기 대권 후보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의 대통령이라는 지위와 정당성을 박탈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대선 국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끊임없이 공격하면서도 ‘트럼프’라는 이름을 말하지 않고, ‘내 전임자’(my predecessor) 또는 ‘전 사람’(the former guy)이라고만 언급한 것과 같은 전략이다. ‘경쟁사의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는 광고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피하면서 ‘강성’ 이미지를 벗겠다는 의도도 읽힌다. 핵심 지지층은 이 대표의 강성 이미지에 열광하지만, 중도층을 아우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앞선 결과에 대해 당이 긴장하는 계기라고 평가하면서도 원인을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도 이날 진보진영 규합에 나서며 조기 대선 국면에 집중했다. 민주당은 이날 추혜선, 배진교, 윤소하 전 정의당 의원이 민주당에 입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민주진보진영의 단결과 민주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위해 민주당에 입당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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