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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꿈틀대는 민주당 비명계 움직임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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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22 22:47:26 수정 : 2025-01-22 22: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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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당내 일인독주 체제에서 비명계(비이재명계)가 꿈틀거리며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이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신뢰를 얻을 수 있겠냐”는 자기비판은 작금의 민주당이 처한 위기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보여준다. 신(新)3김이라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비명계 원외 모임인 초일회도 내달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만날 예정이어서 이 대표 일극 체제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재 민주당과 이 대표가 처한 상황은 신통치 않다. 조기 대선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이 대표의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고, 당 지지율·대선 후보 정당 지지율이 여당에 뒤처진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강경 일변도 노선이 그 원인으로 지적된다. 윤석열 대통령 사례에서 보듯이 공동체 전체의 공생·공영·공의를 외면한 극단적 독선과 오만, 파당적 일방주의는 결국 민심 이반을 가져온다.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자신들의 행보를 복기하고 부진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

대통령 탄핵소추라는 국가위기 상황에서 민주당은 과반 의석의 제1야당으로서 믿음직한 대안세력, 국정 조력자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거야 폭주 집단, 집권강박증 세력으로 국민에게 비쳤다. 대통령 부재 상황에서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 포퓰리즘적 지역화폐 추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검열 논란 등 일련의 악수가 전세 역전을 가져왔다고 봐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어제 실용주의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표 회의실에 새로 설치한 걸개 문구가 윤석열정부 슬로건과 겹친다는 일각의 지적에 “윤 대통령이 쓰던 구호면 어떤가. 좋은 구호면 쓰면 된다”, “쥐만 잘 잡으면 되지, 그게 흰 고양이든 까만 고양이든 회색 고양이든 무슨 상관있겠나”라며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들고 나왔다. 그러면서 “이제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헛된 말이 아니다. 헛된 이념, 아니다. 진영,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도 “말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했듯이 중요한 것은 언행일치다. 이 대표 본인 말대로 이념·진영을 탈피해 양극화 완화와 민생 회복을 위한 새로운 성장의 길을 모색하지 않으면 민주당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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