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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의” “한·미동맹” 이재명이 달라졌다?

입력 : 2025-01-24 06:00:00 수정 : 2025-01-24 08: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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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이념·진영보다 밥”… 조기 대선 의식 중도층 구애 나서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신년 기자회견서 대권 행보 시동 걸어

보수진영 기치 ‘성장주의’ 수차례 강조
“대한민국 어려워지고 경제 토대 훼손
자본시장 선진화·기업활동 적극 지원”
지지율 하락엔 “국민 뜻 겸허히 수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3일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 아니겠나”라며 실용주의 노선으로 조기 대선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탈(脫)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며 “새로운 성장이 ‘진정한 민주공화국’ 그리고 ‘함께 사는 세상’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성장’과 ‘실용주의’의 기치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혼란은 더 밝은 세상으로 향하는 터널 속 어둠 같은 것”이라며 “위기와 혼란을 극복하고 변화를 통해 새로운 질서와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기업이 앞장서고 국가가 뒷받침해 다시 ‘성장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경쟁력과 성장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며 “정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대에서 ‘민간 주도 정부 지원’ 시대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가 각종 성장·경제 의제를 언급하며 지금껏 강조해온 ‘분배’보다는 ‘성장’으로 무게추를 옮긴 것은 사실상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건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시간이 너무 더디고 일순간 역행하는 것처럼 보여도 역사는 전진한다. 정치란 결국 주권자인 국민이 하는 것이므로 도도한 역사의 물줄기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면서 탄핵과 정권 교체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그간 보수 진영의 주요 기치로 여겨진 ‘성장주의’도 수차례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간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존중하고 국제 경쟁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기업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첨단 분야에 대한 네거티브 규제 전환 등 기업 활동 장애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시장 선진화’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혁신적인 기업에 국민이 믿고 투자하는 사회, 부동산보다 자본시장의 투자 매력이 더 큰 사회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며 “효율적 경영을 방해하는 비정상적 지배 경영구조를 혁신하고 뚜렷한 경제산업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과 바이오·신약·재생에너지 등 신성장 에너지 동력 창출을 위한 투자와 신흥시장 개척, 세일즈 외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트럼프 정부를 맞아 한·미동맹의 강화, 전략적 경제 파트너십 강화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변함없는 무역과 투자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반도체·배터리·에너지 등 주요 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가 실용주의 노선으로 돌아선 것은 조기대선 국면을 앞두고 지지율 위기가 심화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층 표심까지 겨냥해야 하는 상황에서 외연 확장을 위해 노선 전환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자신의 대표 공약이었던 ‘기본사회’를 포기하는 것에는 “정책이란 어떤 것은 하고 어떤 것은 안 하고가 아니라 어떤 것을 더 우선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라며 “우선순위 문제에서 대한민국이 너무 많이 부서지고 어려워졌다. 국민의 삶이 너무 어렵고 누구나 걱정하는 것처럼 경제 토대가 훼손되고 있어 지금은 나누는 문제보다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 중요한 상황이 됐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들에서 나타난 지지율 하락과 관련해선 “그것도 국민 뜻이니 겸허히 수용할 수밖에 없다”며 “윤석열정권에 대해 체포·구속이 되고 탄핵심판이 순조롭게 이뤄진다고 보고 국민께서 민주당에 더 큰 책임과 역할을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경수(왼쪽부터) 전 경남도지사,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인 박광온 일곱번째나라LAB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진표 전 국회의장이 23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일곱번째나라LAB 창립 기념 심포지엄-탄핵너머 다시 만날 민주주의 심포지엄'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이런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는 결집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 종로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박광온 전 민주당 원내대표의 정책연구소 ‘일곱 번째 나라 LAB’ 창립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한 ‘친문(친문재인) 적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본격적인 활동을 예고했다.

김 전 지사는 심포지엄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본격적으로 활동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 대표를 포함해 당에 계신 우리 의원님들과 상의를 해나가겠다”고 했다. ‘본격적 활동’의 의미를 묻는 말에는 “지금 나라 상황이 많이 어렵고 국민이 힘들어하는데,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당내 반명 정서 확산을 의식한 듯 “정당에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 건 바람직하다”면서도 “일극체제라고 할지, 당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할지는 각자 입장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조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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