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선수의 전속 통역사로 일하며 오타니의 계좌에서 거액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미즈하라 잇페이에게 미국 연방검찰이 금고 4년9개월을 구형했다고 일본 NHK방송이 24일 보도했다. 검찰은 석방 후 3년 간의 보호관찰, 오타니에서 대한 1700만달러(약 243억원)의 배상 등도 구형했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검찰은 구형에서 “피고인(미즈하라)의 행위는 오타니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명성, 신용을 훼손했다”며 “오타니 선수는 의심할 바 없는 피해자다. 피고인의 행위에 의한 피해,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NHK는 “(미즈하라의 범행에 대한) 형벌은 최장 금고 30년, 허위 납세 신고에 대해서는 3년이지만 그가 사법거래에 응한 것 등을 고려해 구형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미즈하라가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지만 형기가 끝나면 일본으로 강제송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즈하라의 변호인은 “금고 1년6개월 이상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변호인은 “심각한 게임 의존증의 결과로서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지만 일시적인 이상행동이었다”며 “범행을 인정하고 사죄하고 있고, 일자리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부정하게 송금한 금액은 1700만 달러에 이른다. 2018년 오타니 계좌에서 접근할 수 있는 정보를 빼내 도박장에 송금하는 등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계좌에 등록한 전화번호를 자신의 것으로 변경하고, 송금 시 은행과 통화할 때는 오타니를 사칭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미즈하라가 오타니를 사칭해 은행 직원과 통화한 3분46초 가량의 녹음 파일을 증거로 제출했다. 여기엔 미즈하라가 오타니 행세를 하며 20만 달러(2억8000만원)의 계좌이체를 시도하는 정황이 담겨 있다. 미즈하라는 은행 직원이 “누구냐”고 묻자 “오타니 쇼헤이”라고 대답했다. 이어 “온라인 뱅킹이 로그인하려고 하면 ‘현재 이용할 수 없다. 전화로 문의해달라’고 표시된다”며 통화 목적을 밝혔다. 송금 목적에 대해서는 “자동차 대출”이라고 하고, 송금처와의 관계는 “친구다. 몇 번 만난 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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