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삼성전자의 선순위 무담보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신용등급은 ‘Aa2’를 유지했다.
무디스는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은 등급 조치 결과를 밝혔다. 신용등급 ‘Aa2’는 최고 등급(Aaa)에서 두 단계 낮은 수준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의 ‘AA’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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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 추엔 무디스 부사장 겸 선임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사업, 특히 인공지능(AI) 칩에서 삼성전자가 기술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한 점이 전망 조정이 이뤄진 주된 이유”라며 “향후 12∼18개월 동안 수익성이 보통(moderate)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도 반영됐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기술 리더십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삼성전자가 AI 및 하이엔드 제품의 메모리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 리더십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과 진화하는 시장 안에서 이를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짚었다. 또 AI 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객을 위한 맞춤형 칩을 적기에 개발하는 데 기술적인 어려움이 증가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무디스는 “이러한 변화와 저가형 메모리 제품에서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를 고려할 때, 향후 12∼18개월 동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2024년 수준과 비슷한 11% 내외로 보통(moderate)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PC 및 모바일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약세인 점도 수익성을 제약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러한 수익성 수준은 2012∼2022년 평균인 약 16%보다 낮고, Aa2 등급 대비 취약한 수준이라고 무디스는 덧붙였다.
다만 디스플레이 패널,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 다른 주요 부문의 수익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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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무디스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말 기준 87조원에 달하는 순현금을 보유해 “매우 강력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12~18개월 동안 부채 대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비율도 0.2~0.3 수준으로 매우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대금도 충당할 수 있다고 무디스는 봤다.
무디스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기술 리더십을 회복하고, 조정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13%~14%로 회복되는 동시에 이 같은 견실한 재무 프로필을 유지한다면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조정 영업이익률이 오랜 기간 13~14% 이하로 유지되거나 잉여현금흐름(FCF), 순현금 포지션이 약화할 경우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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