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평 남짓 구치소에서 설 맞는 윤 대통령… 특식·특선영화 없어 [尹 구속기소]

‘변호인外 접견제한’ 풀렸지만 휴일 접견 안돼

26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설 명절을 구치소에서 맞게 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윤 대통령을 한 차례 조사도 진행하지 못 했지만 석방 후 추가 조사가 아닌 구속기소를 결정하면서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피고인 신분이 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피고인이 된 윤 대통령은 미결수용자 신분엔 변화가 없기 때문에 현재 수감 중인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의 3평 남짓 독방에 그대로 머물게 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처우도 기존과 달라지지 않는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가 구속기소되면 2개월 더 구속이 유지된다. 이후 재판부가 구속의 필요성 등을 판단해 2개월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의 구속은 이날부터 최대 6개월까지 연장될 수 있는 것이다.

26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의해 체포된 15일 경기 과천시 과천정부청사 공수처에서 조사를 받은 뒤 차량에 탑승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올해 설 연휴엔 교정당국에서 준비한 특식이나 특선영화 없이 실외운동 시간만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구치소는 수용자 거실 내부 교화방송 TV를 통해 설 연휴 기간인 27~30일 KBS1·MBC·SBS·EBS 등 4개 지상파 채널의 생방송을 방영한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이번 설 연휴에 별도의 특선영화를 방영하지 않고 평상시 주말·공휴일처럼 재소자들에게 TV 시청만 허용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설 당일을 포함한 연휴기간 생방송이 방영되는 오전 9시14분부터 오후 9시까지 지상파 채널의 설 특선영화를 포함한 특집방송을 시청할 수 있으나, 28일 밤 10시30분 SBS에서 방영되는 12·12 사태를 주제로 한 영화 ‘서울의봄’은 방송 시청 가능 시간대가 아니어서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연휴 기간 중 한 차례 실외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진다. 윤 대통령의 경우 경호상 문제 등을 고려해 다른 수용자들과 동선·시간이 겹치지 않게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교정당국이 설·추석 등 명절을 맞아 재소자에게 제공해오던 특식이 없다. 윤 대통령은 설 당일 아침 떡국·김자반·배추김치를, 점심엔 청국장·온두부·무생채·열무김치와 흑미밥으로 식사한다. 저녁 식단은 콩나물국·불고기·고추와 쌈장·배추김치다.

다만 공수처 수사 단계에서 내려졌던 변호인 외 접견 금지 조치와 서신 수발신 금지 조치는 모두 해제됐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사건을 검찰에 넘긴 이튿날인 24일 서울구치소에 조치 해제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접견과 서신 수발신 금지 조치를 추가로 하지 않아 부인 김건희 여사 등의 접견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이번 설 연휴 기간엔 접견할 수 없다. 형집행법 시행령에 따르면 수용자의 접견은 공휴일을 제외한 일과시간 내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구치소장이 미결수용자의 처우를 위해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만 접견 시간대 외에도 접견할 수 있다.

김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