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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측 “고국서 쫓아내겠다는 그 어떤 요구도 거절” [뉴스 투데이]

입력 : 2025-02-05 17:58:15 수정 : 2025-02-05 21:4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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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권 일제히 반발

사우디 등 주변 5개국도 “반대”
이 남부 지중해 인접 가자지구
이슬람 역사 일부로 상징성 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내놓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관련 해법에 아랍 국가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아랍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즉각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을 주장하며 팔레스타인 주민 강제이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미 이집트·요르단·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주변 5개국은 지난 1일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주민 이주 구상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백악관 웨스트윙에 도착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영접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압델 라티프 알카누 대변인은 5일 “미국의 인종차별적 입장은 우리 국민을 몰아내고 우리 대의를 없애라는 이스라엘 극우파 입장과 일치한다”며 거부 성명을 냈다. 후세인 알셰이크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팔레스타인 인민을 고국에서 쫓아내겠다는 그 어떤 요구도 거절한다”고 밝혔다.

 

주변 아랍국과 팔레스타인 측의 이러한 반발은 가자지구가 가지는 상징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이스라엘 남부 지중해에 인접한 가자지구는 한국의 세종시와 비슷한 360㎢ 면적에 200만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거주하는 곳이다. 현재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레바논 그리고 시리아 일부 지역을 포함하는 지중해 일대를 지칭하는 ‘가나안’ 지역의 일부로 지중해 일대의 중요한 무역루트에 자리해 수많은 시대의 강국들이 끊임없이 눈독을 들였다. 그 결과 고대 이집트, 아시리아, 페르시아, 로마제국, 비잔틴제국 등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나 7세기 이슬람 정복 이후로는 줄곧 이슬람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않았다. 1500여년 이상 이슬람 역사의 일부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가자지구의 운명이 다시 바뀐 것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하면서부터다. 이집트가 통제하던 가자지구가 서안지구와 함께 이스라엘 통제하에 들어갔다. 이미 1, 2차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에 패했던 아랍국가들에게 이후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에 대항해 반드시 지켜야 할 영토로 인식됐다. 특히 2000년대 이후 이어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탄압은 이런 의식을 더욱 강화하는 매개체가 됐다.

 

이스라엘은 2005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정에 따라 이곳에 주둔해 있던 이스라엘군과 유대인 정착촌을 철수시켰지만 2006년 1월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가 승리하자 가혹한 봉쇄정책을 시작했다. 주민 이동 제한은 물론 생필품 등 물자 반입을 차단한 데 이어 거대한 분리장벽까지 세웠다. 2021년에는 땅굴 감지 센서와 레이더 등을 갖춘 스마트 장벽까지 설치했다. 이스라엘의 이런 노골적인 탄압은 종교를 매개로 문화적, 정신적으로 연결돼 있는 아랍사회를 지속적으로 자극했다.

 

문화적·정신적 유대뿐 아니라 대규모 난민 유입에 대한 현실적 우려도 아랍국가들의 반발 이유로 주요하게 작용 중이다. 팔레스타인 난민이 자국에 경제적, 사회적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요르단은 과거 중동전쟁 여파로 자국에 유입된 팔레스타인 난민들로 인해 내전을 치른 경험이 있고, 레바논도 팔레스타인 난민 유입이 내전의 배경이 됐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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