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바버라 F 월터/ 열린책들/ 2만2000원
2021년 1월6일. 미국의사당이 무력으로 습격당했다.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회의 차기 대통령 인준을 막기 위해 벌인 소행이다. ‘민주주의의 보루’라고 자처해 온 미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다.
저자 바버라 F 월터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민주주의가 확고한 안정성을 지녔고 위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금세 회복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믿어 왔지만, 오판이었다. 이제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강조한다. 미국을 비롯해 점점 더 많은 국가가 독재(autocracy)도 민주주의(democracy)도 아닌 중간 상태 아노크라시(anocracy)로 추락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 20년간 전 세계에서 발발한 내전의 횟수는 그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저자는 우리가 경계해야 할 4가지 징후를 제시한다. ‘특정 집단의 정치적 배제’, ‘제도의 약화’, ‘소셜미디어를 통한 분열의 확산’,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는 국내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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