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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다양성 정책 폐지’ 전방위 확산

입력 : 2025-02-06 21:00:00 수정 : 2025-02-06 22: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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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자 女스포츠 출전 금지’ 행정명령

연령대별 여성 선수들 백악관 초청
“남자가 여자 때리는 것 좌시 않을 것”
핵심지지 기반인 백인 계층에 어필

정부기관·기업들도 정책 급격 선회
美육사선 한국계 등 생도클럽 폐쇄
구글은 소수자 채용 목표 없애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기간 동안 핵심지지층 백인 계층에 지속적으로 공언해온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지를 본격화하고 있다. 행정명령 등을 통해 행정부 정책에 DEI 관련 정책들을 폐지하는 것과 함께 정부기관과 기업 등에 대한 압박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안관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사람의 여성 스포츠 경기 출전 금지를 규정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성전환자의 여성 경기 출전을 허용한 각급 학교에 모든 연방 지원을 금지한다는 것이 이번 행정명령의 골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수차례 언급한 핵심 공약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여성 스포츠에 체력적으로 우수한 성전환자가 참여하는 건 여성에 대한 차별이자 불평등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여자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성전환 여성 운동선수의 여성·소녀 운동 경기 참가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2028년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릴 올림픽에 성전환선수의 입국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내 행정부는 LA에서 남자들이 여자 선수를 때리고 폭행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양한 나이대 여성 운동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사용한 펜을 선수들에게 나눠주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행정명령이 여성 선수들의 적극적 지지 아래 이루어졌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지만, 이번 조치는 그의 핵심 지지층인 백인 계층에게 어필하기 위해 이루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들 계층은 바이든 행정부 등 민주당 행정부에서 확대돼온 DEI 정책이 백인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자신의 취임 뒤 국방부를 비롯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DEI 정책 폐지가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이제 여성 스포츠에서 광기를 없애고 있다”고 이번 정책이 미국의 보수화를 위한 움직임 차원에서 이루어졌음을 자인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급진 좌파는 생물학적 성의 개념 자체를 없애고, 전투적인 트랜스젠더 이데올로기로 대체하기 위해 전면적 캠페인을 벌여왔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관타나모에 도착한 불법체류자들 미국 당국자들이 다국적 갱단 트렌 데 아라과 소속 범죄자 10여명을 관타나모 해군기지 구금시설에 수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타나모로 불법이민자를 보내라”는 지시를 이행한 첫 사례로, 미 국토안보부는 5일(현지시간) 이 사진을 공개하며 “4일 10명의 고위험 불법체류자가 도착했다”고 밝혔다. 미 국토안보부 제공, UPI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의 DEI 정책 폐지 흐름은 정부 기관 등까지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가 DEI 정책 폐지를 규정한 대통령 행정명령과 국방부 및 육군 지침에 따라 사관생도들이 참여하던 ‘라틴 문화 클럽’, ‘미국 원주민 유산 포럼’, ‘전국 흑인 엔지니어 협회’, ‘여성 엔지니어 협회’ 등 클럽 12개를 해산하라고 명령했다. 해산 대상에는 한국인과 한국계 미국인 생도들이 참여한 ‘한미관계 세미나’도 포함돼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DEI 정책이 군의 전투력을 약화한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29일 각 군에 DEI 관련 정책 폐지를 지시했고, 이번 클럽 해산도 이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기업들도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 개선 등을 노리며 DEI 정책 폐지를 확대하는 흐름이다. 구글이 소외된 집단 출신을 더 많이 채용하는 목표를 폐지하고 자사 DEI 프로그램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기도 했다. 구글은 2020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인종 불평등 해소에 대한 요구가 커지자 “2025년까지 ‘과소대표 집단’ 출신의 임원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모회사 알파벳의 연례 보고서에서 “다양성·형평성·포용성을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일부로 만들고, 우리가 서비스하는 이용자들을 반영하는 인력 양성에 전념하고 있다”는 문장이 삭제됐다.

이미 메타는 지난달 다양성 노력을 감독하는 팀을 없애고, 여성과 소수자를 고용하는 목표를 중단했다. 아마존도 지난해 12월 직원들에게 2024년 말까지 다양성 정책 중 일부를 종료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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