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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 없다” 물거품 된 대왕고래 꿈

입력 : 2025-02-07 06:00:00 수정 : 2025-02-07 08: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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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1차 탐사시추 결과 발표
기대 성과 부풀려져… “죄송” 사과

전문 분석 거쳐 8월쯤 최종 결과
6개 동해 유망구조 여전히 기대
3월 말부터 투자 유치 시작 계획
野 “尹 오만·독선이 부른 결말” 비판
산업부 “자원 개발에 최대한 노력”

동해 심해 가스전의 유망구조인 ‘대왕고래’가 탐사시추 결과 경제성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기대 성과를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고, 6일 정부가 사과했다. 다만 아직 6개 유망구조에 대한 추가 탐사시추 계획이 있어 최종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현재 결과로는 대왕고래 (구조) 전체 가스포화도가 높지 않아서 대왕고래 추가 탐사시추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대왕고래가 가스 쇼어인지, 드라이홀인지 가스 유래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1차 탐사시추한 결과를 이같이 말했다. 쇼어는 가스가 나오는, 드라이홀은 반대로 가스가 나오지 않는 가스정을 말한다.

 

동해심해가스 석유전 개발사업인 ‘대왕고래’ 1차 시추작업 지점 모습. 뉴스1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첫 발표는 생각하지 못한 정무적 영향이 개입되는 과정에서 (장관의) 비유가 많이 부각됐다”며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런 결과가 나온 데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첫 발표’는 지난해 6월 3일 이뤄진 윤 대통령의 대국민 긴급 담화다. 당시 윤 대통령은 “경북 포항 앞바다 영일만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담화 직후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최대 매장 가능성으로 보면 140억배럴 정도까지도 가능성이 있다”며 “동해 석유·가스전의 매장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고 비유한 바 있다.

 

1차 탐사 시추 실패가 당초 사업성을 오판한 탓이라는 비판이 일자 산업부는 “(안 장관이 6월 브리핑에서) 알기 쉽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시총을 예시로 활용하였으나, 의도와 달리 정치권에서 해당 발언이 정무적으로 활용되면서 논란이 된 것에 유감을 표명한 것”이라고 고위 관계자 언급을 해명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대왕고래와 내란의 미몽에서 깨어나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허술한 검증, 과대 포장된 전망, 그리고 정치적 이벤트로 변질된 석유 개발 사업의 참담한 현실은 온전히 윤석열의 오만과 독선이 부른 결말”이라며 “국민의 삶을 볼모로 정치적 쇼를 벌이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1일 경북 포항 앞바다 심해에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를 채취하기 위해 웨스트 카펠라호가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대왕고래 구조 내 가스포화도가 높지 않은 원인은 이제부터 정밀분석에 들어가야 한다. 가스가 있었지만 이동해서인지, 다른 이유로 탄화수소가 빠져나갔는지, 최악의 경우 애초에 근원암(원유나 가스를 생성할 수 있는 구조)이 없는 드라이홀인지 파악하는 작업은 전문 분석이 필요해 정부는 용역기관에 이를 맡길 계획이다. 중간결과는 빠르면 5월 말에서 6월, 최종 결과는 8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오징어’, ‘명태’ 등 인근의 나머지 6개 유망구조 시추공에 대한 탐사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는 대왕고래는 가스포화도는 낮으나 △근원암 △덮개암 △트랩 △저류층 등의 이른바 ‘석유 시스템’ 자체는 양호하게 판단돼 6개 유망구조에서의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 유망구조에 대한 투자유치 절차도 다음달 말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매해 가스를 500억달러 넘게 수입하는 나라”라며 “스스로 자원개발을 할 수 있다면 자원개발 생태계와 자원안보, 무역수지, 재정 등에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이 가치를 증명할 기회는 투자유치라 생각해 여기에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울릉분지(마귀상어 프로젝트)에도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용역보고서가 나왔으나 이는 아직 신뢰도가 낮다고 정부는 선을 그었다. 산업부는 “신뢰성 검증을 거치지 않아 국내 전문가가 검토 중이며 이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박유빈 기자, 조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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