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김혜은(51)이 MBC 기상캐스터 출신으로서 고(故)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
김혜은은 지난 10일 앵커 출신 백지연의 유튜브 채널 ‘지금백지연’에 출연해 기상캐스터로서의 과거와 현재 배우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MC 백지연 역시 MBC 아나운서 출신으로, 두 사람은 한때 ‘뉴스데스크’에서 함께했던 시절을 회상하기도 했다. 백지연은 “내 기억에 혜은이는 그때 아무도 그런 시도를 안 했던 때였는데, 비가 오면 노란색 우비를 입고 방송을 했던 사람이었다”고 떠올렸다.
서울대학교 성악과 출신인 김혜은은 1997년 청주MBC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서울 MBC로 올라와 ‘뉴스데스크’ 메인 기상캐스터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2004년 퇴사한 후 휴식기를 거친 뒤 배우로 전향한 그는 현재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활발히 활약하며 인정받고 있다.
“기상캐스터로 거의 10년 일했다. 9년 차에 나왔다”고 밝힌 김혜은은 퇴사를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선 “박수 칠 때 떠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처음 얘기하는 것 같은데, 제가 그때 후배들을 뽑았었다. 면접에서 후배들이 ‘저처럼 되고 싶다’고 하더라. 가슴에 압박이 오더라”며 “나는 그 때 사표를 가슴에 품고 다녔는데, 후배들은 나를 보고 기상캐스터를 하겠다고 온 것이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내가 얘들에게 뭘 해줄 수 있지’ 생각했고, ‘적어도 멋있게 나가야겠다’, ‘박수칠 때 떠나야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 그런데 결국 1년이 지나 과로와 스트레스로 병이 났다”고 토로해 백지연을 놀라게 했다.


그러면서 김혜은은 “지금 벌어진 이런 이들을 보면서 내가 느끼는 건..”이라며 고 오요안나 기상캐스터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김혜은은 “어느 조직엔 왕따가 있기도 하다. 있어서는 안 되지만 사람들이 있다 보면 그런 게 있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 안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전제한 뒤 “제가 MBC에 바라는 걸 하나 이야기하자면 저 때는 제가 비정규직으로 들어왔지만, 급여가 괜찮았다. 그런데 연봉이, OOOO원”이라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그러면서 “날씨를 전하는 기상캐스터에게 회사는 과연 어떤 가치를 두고 있는지 묻고 싶다. 소모품이나 상품화하는 시선으로 보고 있지는 않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근무할 당시에도 이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었다”며 “리더를 정말 잘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조직 운영의 문제를 짚었다.
한편, 고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활동하던 중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사망 소식은 3개월 뒤인 12월에 알려졌다. 이후 지난달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에서 동료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발견되면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불거졌다.
유족은 고인을 괴롭힌 동료들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으며, MBC는 사망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5일 첫 회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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